불면증

보고 마시는 시詩

by Here to past


잠을 창가에 걸어둔 밤

침침한 눈가를 새벽이 두드린다.

이내 소멸할 듯 스러지는 밤을

연신 눈꺼풀 위로 덮지만

창가에 피는 별 부스러기는

날숨을 비집고 들어온다.

몸을 뒤척인다.


베개 아래 숨겨놓은

깨물어 잘게 부순 기억들은

가습기 연기를 따라

별빛을 가릴 만큼

방안을 덮는다.


나는 눈이 침침한 칼날이었다.

세상을 향해 바짝 세웠던

마음 속 날 하나를 집어 들어

주위에 휘둘러댔다.

내 발자국 옆

그림자들은 파상풍에 걸려

녹이 슬어 조각났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손아귀에 쥔 날붙이에

선혈의 마음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내게 피었던 동정을

뿌리 채 뽑았다는 것을

창가의 잠은 어느새

잘게 부순 기억들을

훔쳐 창문 저편으로

달아난다.

잡을 시간 없이

요 며칠 새 불면증은

불청객처럼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