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자유의 가격은 매우 비싸다.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 우리들의 대다수는 노예다.

by 헤르메스의 편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아니, 매우 비싸다.


우리들은 ‘자유’라는 말을 가볍게 쓴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고민할수록 자유는 생각보다 매우 비싸다는 것을 깨닫는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안다.
우리가 매달 받는 월급은, 단순히 '일한 대가'가 아니다.
그 속엔 ‘자유를 포기한 값’이 포함되어 있다.


아침 9시에 무조건 출근해야 하고,
회의가 잡히면 내 하루 일정은 내 것이 아니게 되고,
상사의 표정에 따라 감정의 자유조차 흔들린다.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라는 질문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월급날이 있으니까”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달랜다.

우리는 매일 그렇게 자유와 돈 사이에서 거래를 하고 있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순간, 현실이 따라온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만의 삶을 살고 싶다.”
“어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

그 말 속에는 ‘자유로운 삶 = 행복한 삶’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하지만 막상 자유를 향해 한 발 내딛는 순간,
현실은 냉정하게 속삭인다.


“그 자유엔 대가가 필요해.”


퇴사 후 처음 마주하는 건 돈의 문제다.
내가 벌지 않아도 들어오던 고정수입이 사라지는 순간,
가장 기본적인 자유—‘하고 싶은 걸 하는 자유’조차 줄어든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부터 만들지 않으면
자유는 곧 불안이 된다.


인류는 언제나 자유의 값을 지불해왔다.

역사를 봐도 그렇다.
자유는 언제나 피, 땀, 목숨을 담보로 얻어내야 했다.


프랑스 혁명은 자유와 평등, 박애를 외쳤지만
그 이면엔 수많은 처형과 혼란이 있었다.

미국의 독립은 수많은 전쟁과 희생 위에 이루어졌다.

심지어 현대에 이르러서도,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간 기자가 있고,
자기 삶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등진 난민도 있다.


자유는 늘 '가장 소중한 것'과 맞바꾸는 거래였다.

그만큼 자유는 무겁고도 값비싼 것이다.


사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많은 걸 감수한다.

시간의 자유를 포기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며,

감정의 자유를 포기하고, 때로는 참으며 미소를 지으며,

표현의 자유를 제약받고, 말하고 싶은 것을 삼킨다.


그 대가로 우리는 매달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받는다.
그 숫자가 우리를 버티게 하지만, 동시에 구속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말을 중얼거린다.

하지만 막상 회사를 떠날 용기를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일까?

바로 ‘자유의 가격’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를 얻고 싶다면 준비해야 한다.

중요한 건 자유를 향한 꿈이 아니라, 그것을 감당할 준비다.


내가 얼마의 돈이 있어야 나를 지킬 수 있을지,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야 수입 없이도 생존할 수 있을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해야 그 길이 덜 외롭고 외부의 소음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지,


이 모든 질문은 현실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자유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자유를 얻고 싶다고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그 자유가 진짜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 걸맞은 용기와 준비, 책임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어떤 자유를 원하고, 그 자유로 무엇을 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자유는 내 생각보다 매우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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