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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17. 2016

펜, 다시 들다

한달만에 쓰는  그림일기

한동안 그림을 놓고 있었다

바쁘다는 일을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림 실력이 좋지 않다는

마음 속의 속삭임 때문에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갔다

사는게 다 그렇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집에 있는 그림 책을 보고 다시 펜을 들었다

"창작 면허 프로젝트"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선

위험도 감수해야 했다

고작 펜 하나 드는 것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남들이 쓸데없는 일이라 하든

못 그린다고 하든

내 인생과는 전혀 무관했다


얼른 책상 앞에 놓인 노트를 꺼내 들었다

그리다 만 썬크림병

썬크림 병이 하나 서 있었다

이걸 완성해 볼까? 하고 덤볐다

하지만 너무 오래 쉬어서 그런건지

찌그러져버린 큰병

옆에 있는 병의 선이 삐뚤빼뚤하고

모양이 맞지 않았다

이럴 땐 글자가 필요해

있어보이기 위해 몇 가지 느낌을  적다

적고 나니 조금 낫다

이 기세를 몰아 다음 페이지로

펜과 노트

책상 위 모습을 그렸다

일단 마우스부터 그리고

다음은 필통


몇 개만 그리려다 다 그렸다

역시 그림은 채워야 맛이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

뒷 배경을 그리려다 멈췄다

하루에 너무 많이 나가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애써 생긴 의욕을 더 그리다

좌절시키고 싶지 않았다


오늘 하나는 확실히 배웠다

그림은 재밌다

지금은 이리저리 흔들리는 자전거 같은 그림이지만

언젠가는 날쌔게 움직이는 자전거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런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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