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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15. 2019

Agio

인사동


  시간이 갈수록 식당들이 사라진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내가 예전에 갔던 식당들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지 없어지고 만다.

그러다가 사무실 근처에서 예전에 갔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하나 보았다.

  지금이 아니면 또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사진을 찍었다. 내 기억 속에서 혹시 사라지더라도 이렇게 사진으로 불러오지 않겠나 하는 기대에 흔적을 남겼다.

  벤치부터 시작해 창문까지 그리다 보니 어느덧 펜이 수명을 다했다. 일부러 뒤쪽을 흐리게 그린 것이 아닌데 펜심이 떨어지며 흐리게 스케치되었다.

  수많은 잎들과 나무가 뒤에 어우러져 있지만 욕심인가 싶었다. 새로운 스케치 펜을 꺼내는 대신 색연필을 꺼냈다.


  오늘도 역시 동양화 같은 여백의 미를 자랑하는 풍경 한 편을 그려내다. 푸르른 잎과 자유로운 줄기를 그릴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그림을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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