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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22. 2019

아저씨의 눈물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J.M. 바스콘 셀로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으며 마음에 남는 몇 구절을 적어보다. 어른이 된 나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처럼 매일 같이 기계적으로 일만 하다가 따뜻한 '마음'을 잃어버린 아저씨가 된 건 아니었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내 모습은 제제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뽀르뚜가인지 아니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혼을 내는 제제 아빠일까? 부디 철 없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아빠가 되기를 바라며 책을 덮다.


p. 202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니까요. 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아무도 저를 괴롭히지 않아요. 그리고 내 가슴속에 행복의 태양이 빛나는 것 같아요.


p. 237

  진지냐 할머니가 언젠가 '기쁨은 마음속에 빛나는 태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태양이 모든 것을 행복으로 비춰 준다고 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내 마음속의 태양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비춰 주고 있는지도 몰랐다.


p. 271

  이제는 아픔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매를 많이 맞아서 생긴 아픔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유리 조각에 찔린 곳을 바늘로 꿰맬 때의 느낌도 아니었다. 아픔이란 가슴 전체가 모두 아린 그런 것이었다. 아무에게 비밀을 말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죽어야 하는 그런 것이었다. 팔과 머리의 기운을 앗아 가고, 베개 위에서 고개를 돌리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p. 293

  사랑이 없는 삶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제 안의 사랑에 만족하기도 하지만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절망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 시절, 우리들만의 그 시절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먼 옛날 한 바보 왕자가 제단 앞에 엎드려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물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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