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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짓 하나 추가요

특별한 출근길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평소 같으면 1호선 종각역에서

내렸을 것이다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기에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1 정거장 전에서 내렸다


실수로 내린 것도 아니고

그냥 내리고 싶었다

더워서도 아니고

평범한 출근길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내리기 전

마음 안의 소리들이 외쳤다

'더운에 이 무슨 고생이야'

'그냥 하던 대로 하자'


하지만 그런 소리들을 무시한 채

지하철 시청역 개찰구를 나갔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

이제 갈 길은 하나

지하철 1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가는 것이다


지하철 시청에서 종각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릴 줄 알았던 거리

막상 걸어보니 10분이 조금 더 걸렸다

정확히는 12분 44초


덕분에 덤으로

짙은 서울광장의 잔디를 밟으며

시원한 아침 공기를 누리며 왔다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때로는 아주 쓸모 있는 일이

되는 것 아닐까?


삶의 변화를 위해

때로는 무모한 도전도 필요하다

20160721_074320.jpg 시청 잔디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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