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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27. 2020

from glory to disgrace

mornig glory가 evening shame이 되다

  얼마 전 식당에서 채소 볶음을 맛있게 먹었다. 무슨 채소인가 했더니 모닝 글로리란다. 공심채라는 계절 채소인데 여름 계절에만 잠시 볼 수 있었다.

  

  시장에 갔더니 모닝 글로리가 보여서 4천 원 정도 달라고 했더니 한 봉지 가득 공심채를 주었다.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보니 줄기 따로 잎을 따로 볶아야 한단다.

  그래서 신문을 펴고는 같은 종류끼리 모아 놓았다.

  소독을 위해 식초에 잠깐 담갔다가 물기까지 빼고 나니 두 그릇 가득하다.

  잎을 너무 주물렀는지 잎에 힘이 없어 보인다. 살살 닦아야 했는데 너무 세게 닦았나?

  

  일단 마늘을 기름에 살짝 볶았다. 그러고 나서 페퍼론치노 몇 개를 넣었더니 금세 매운 향이 올라온다.

  줄기만 넣었는데도 웍이 가득 찬다. 살짝 볶아줘야 하는데 언제 잎까지 넣어야 할지 막막하다.

  이미 잎을 넣을 타이밍은 놓쳤다. 그렇다고 줄기만 넣기에는 잎이 처치 곤란이다. 죽상이 된 잎을 넣고 몇 번 볶아줬더니 입맛 전혀 안도는 채소 반찬이 되었다.

  

  그렇게 오늘의 메뉴 모닝 글로리 볶음이 완성되었다. 이름 그대로 아침의 영광(morning glory) 아니라 저녁의 수모가 되었다(evenig shame). 다음번에는 더 잘 만들 수 있겠지? 자신감 회복할 때까지 요리는 잠시 접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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