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영어 울렁증
갑자기 영어가 잘하고 싶었다
아니 해외에 나갈 일이 있을 때마다
진작 좀 배울걸 하는 생각이
드디어 발현되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얼마 전 결혼 10주년을 기념하여
싱가포르에 아이들과 함께
간 적이 있었다.
영어로 음식을 주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진땀을 흘리며 말했다.
물론 손짓 발짓 섞어가며
의사소통은 가능했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표현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언젠가 한 번 배워야지 하다가
지나가는 전화 영어 광고를 보고는
문득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 바로 신청해야지 하고는
전화영어 교육을 신청하게 되었다
우선 레벨테스트를 해야 된다고 했다
내 수준을 까발려야 되는구나
테스트 신청을 하고 나니
얼마 후 업체 전화번호가 떴다.
"Hello? "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듯
나 역시 똑같이 대답을 했다.
그리고 나서 잠깐의 시간
하지만 두근거리는 가슴은
도무지 자제할 방법이 없었다.
이 사람이 나를
잡아먹을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첫 질문은
점심에 뭘 먹었냐고 물었다.
나 오늘 머 먹었더라. 아 김치찌개!
그런데 이걸 어떻게 표현하지?
잠깐 머뭇하는 사이에
또 상대방이 치고 들어온다.
어떤 종류를 먹은 거냐?
면이냐? 밥이냐?
그냥 누들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또 묻는다?
짜장면을 먹은 거냐고?
더 이상의 거짓말은 어려울듯하여
아 표현하기 어렵다라고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했지만
질문은 계속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