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수업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선진국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에게 운동화를 나누어 주었다. 처음에는 누구나 무료로 운동화를 받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기뻐했다. 발이 편했고, 더 빨리 걸을 수 있었다. 3년이 흐른 뒤, 운동화 회사는 더 이상 무료로 주지 않았다. 이제 운동화를 사려면 돈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운동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다시 맨발로 돌아갈 수 없었다. 발바닥은 약해졌고, 거친 땅을 걷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들은 비싼 돈을 주고라도 운동화를 살 수밖에 없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 시대 플랫폼 경제의 민낯을 정확히 보여준다. 카카오 택시가 바로 그 운동화다.
카카오는 처음 택시 호출 서비스를 시작하며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손님도, 기사도 모두 무료였다. 편리함은 빠르게 퍼졌다. 전화로 택시를 부르던 시절이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어느새 시장의 80%를 카카오가 장악했다. 대부분의 택시 콜은 카카오를 통해 들어왔다.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 없이는 손님을 태우기 어려워졌다.
그때 카카오는 전략을 바꿨다. 수수료 20%를 요구했다. 동시에 '카카오 고용 택시'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자사와 계약을 맺은 기사들에게 콜을 우선 배정하는 시스템이었다. 손님 바로 앞에 일반 택시가 있어도, 2킬로미터 떨어진 카카오 고용 기사에게 콜이 갔다. 손님은 알 수 없었다. 그저 카카오가 보여주는 택시를 기다릴 뿐이었다.
택시 기사들은 저당 잡혔다. 맨발로 걷던 아프리카 사람들처럼, 그들도 이미 카카오에 익숙해져 있었다. 카카오 없이 손님을 찾는 법을 잊어버렸다. 거리에서 손을 드는 승객은 줄어들었고, 전화 콜은 거의 사라졌다. 수수료 20%가 아깝지만, 카카오를 떠날 수 없었다. 떠나는 순간 수입이 급감할 것이 뻔했다.
이제 후발주자들이 나타났다. 티맵택시, 반반택시가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더 낮은 수수료를 내세우며 기사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손님들은 여전히 카카오를 켰다. 카카오에 익숙했고, 앱을 바꾸는 것이 귀찮았다. 결정적인 불편함이 없는 한,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고수한다. 후발주자들은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야 했고, 기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해야 했다. 시장 1위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언제나 배로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
플랫폼 기업의 전략은 명확하다. 처음에는 무료로 시장을 장악하고, 사용자와 공급자를 플랫폼에 의존하게 만든 뒤, 수익을 거둬들인다. 이것이 '승자 독식'의 메커니즘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노동자들이 희생된다는 점이다.
택시 기사들은 이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카카오의 수수료는 부담스럽지만, 카카오를 떠날 수 없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다시 맨발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처럼, 그들도 카카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운동화를 만든 회사가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었던 것처럼, 카카오도 수수료와 정책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이것이 플랫폼 경제의 역설이다. 편리함을 주지만, 동시에 의존성을 만든다. 무료로 시작하지만, 결국 대가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대가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이들에게 더 무겁게 느껴진다. 우리는 지금 수많은 '아프리카의 운동화'를 신고 살아간다. 그것이 발을 편하게 해주는 동안, 우리는 맨발로 걷는 법을 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