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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18. 2022

길 위의 현자

28년 차 택시

  택시를 타며 다양한 기사님들을 난다. 생활고로 택시 생활을  시작한 기사님부터 경력이 수 십 년 되는 기사님까지 출신부터 성향까지 정말 다르다. 어느 날 경력 28년 차 택시 기사님의 차량을 탑승하게 되었다.

  목적지부터 친절하게 확인하시는 기사님에게서 편안한 탑승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택시 기사님이 가는 동안 들려준 이야기를 들으며  28년 가까이할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택시 기사가 아니라도 성공하셨을 거 같은데 좋은 이야기들이라 잊기 전에 적어 보다.

 

1. 직업에 감사하다.

  기사님은 택시 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소명의식을 가지고 계셨다.  오랜 시간 택시 수입으로 자녀를 키웠고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주게  택시 기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직업이며, 나이 제한 없이 일할 수 있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94년에 시작한 택시를 28년째인 지금도 하고 있으며, 환갑이 넘어서도 일할  있음에 감사하고 었다.

 

2. 자신만의 소명의식

  사람들은 택시를 이른 아침에 타기도 하고 늦은 저녁에 타기도 한다. 물론 낮에 타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가장 힘들고 지칠 , 바쁠  택시를 탄다.

  이른 아침의 시간, 내가  택시에서 손님이 기분이라도 잡친다면 하루 종일 힘들 것이다. 늦은 저녁의 시간,  앞까지 가는 마지막의 시간이 바로 택시 안에서다. 그런 순간에 기사와 싸우다 간다면  손님도 하루의 마지막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특히나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는 훨씬 신경을 써서 손님을 응대한다. 그들에게도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손님들에게 내 차에 탄 순간만은 휴식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한다.

 

3. 돈벌이로써의 택시

  돈벌이로 택시는 안된다. 택시라는  시간제한이 있는 일이다. 결국 시간당 단가*시간으로 수입이 계산되기에 자신의 체력이 받쳐주는 만큼   있으며 무한대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수입의 한도가 있다 보니 콜이  잡히거나 장거리가  뜨면 짜증이 나게 된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는 후배 기사들에게는 다른 일을 권한다.

   일은 정직하게 자신이 들인 시간만큼 버는 일이니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사업이나 투자  다른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준다.

 

4. 자신의 능력치를 과대평가하지 마라 

  자신이 달성하고 싶은 최대 목표치를 잡고 무턱대고 그걸 맞추려다 보면 사고가 난다.  자신의 능력치의 80% 정도로 운전해야 사고가 나지 않고 꾸준히   있으며, 고객에게 친절하게 응대할  있으며, 기분 좋게 운전을   있다. 택시라는 건 나의 몸을 쓰는 일이며 그건 체력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다.

  무리해서 사고가 나면 고객을 포함한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게 되며 몸이 다치기라도 하면 자신까지 손해를 보는 것이다. 몸이 피곤하다 보면 상대방에게 불친절하게 대할 수밖에 없으며, 자신의 일에서 불만이 쌓인다.

 

5. 주제 파악

  택시 기사 중에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 자신이 사업을 하다 잘 나갔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택시를 몰고 있는 기사일 뿐이다.

하지만 기사는 그런 현실을 모르고 있다.

  고객에게는 택시 기사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지금 택시를 타고 있을  운전을 잘해주는 게 가장 좋다.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은 운전에 대한 자부심조차 없고 그저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게 생각해서 친절한 응대도 쉽지 않게 된다.

 

6. 고객과 싸우는  제일 무익한 일이다.

  술 먹고 취한 고객과 싸우는 기사들을 종종 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정치  마디에 싸움을 걸기도 한다.

  정치라는  답이 정해진 질문이다.  누군가를 설득할  있는 질문이 아니며 분쟁이 나기 쉬울 수밖에 없는 주제다. 게다가 술까지 들어간 상황에서 상대에게 정상적인 판단을 기대할  없다.

  분쟁의 여지를 줄이려면 라디오도 가급적 틀지 않고 상대방에게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인데, 너는 탔으니 무조건 들으라는 식의 태도는 결국 싸움을 유발할 뿐이다. 

 

7. 동종업계를 생각하자 

  택시 콜을 내가  받는다면 누군가의 콜에 희생이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내가 힘든  하나를 받아준다면 상대방은 좋은 콜을 받을 것이다.

  택시라는 동업자 의식이 있는 기사들이  많아진다면 택시에 대한 평가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른 아침 자신의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분을 보며 깨달음을 얻는다. 다음번에도 또 한 번 가르침을 얻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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