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해 묻다
문서 세단을 하고 있는데 과하게 종이를 넣지 말라는 문구가 보였다. 능력치 이상의 종이는 넣지 말라는 당부였다. 나의 일에도 능력치 이상 부여되면 자동 역회전하는기능이 있으면 좋으련만 언제는 일은 나의 능력을 넘어서며 과부하를 일으킨다.
나의 일이 시골 국밥 한 그릇을 내어 오듯 눈앞에 나타나는 실물이 있으면 좋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숫자들과 싸운다. 그 숫자들의 싸움 끝에 나의 상대편에 선 사람들은 돈이라는 물건을 내놓는다. 돈을 내놓는 사람의 괴로움은 직접적으로 느껴지지만 돈을 쓰는 저 너머 누군가는 내게 보이지 않는다. 음식을 맛있게 만들면 감사의 인사라도 받겠지만 돈을 제대로 내야 할 사람에게 돈을 내게 했다는 사실에 박수 쳐주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돈을 내게 한 사람으로부터 불평과 불만을 듣는다. 나의 일은 사람들의 상식에 따라 그저 묵묵히 일을 해 나갈 뿐이다.
쉬는 시간, 잠시 눈을 붙여 보려다 게을러지는 자신을 경계한다. 지금 꿈을 꾼다면 미래의 나는 가난해지리라. 금전적 행동적 자유를 얻으려면 조금이라도 공부해서 나의 능력을 키워야 하겠지. 그게 생존의 사회를 살아가는 전략일 테니.
그런 삶의 조각들이 하나둘씩 모여 더 나은 삶이라는 하나의 그림으로 나타나겠지. 그때까지 꽃 한 송이 하나를 매일 만들어내는 심정으로 벽이 다 찰 때까지 만들어내야겠지.
기다리는 시간은 묵혀가고 썩어가는 시간이 아니라 익어가고 발효되는 시간이라 생각해야지. 그래야 노력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수밖에. 그런 단 맛조차 없다면 살아가는 인생이 너무 빡빡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