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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26. 2023

086_당신 눈을 보면 알아

신용이라는 자산

  대부업을 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 번에 작게는 100억, 많게는 500억씩 빌려주는 대부업자다. 한때 명동에서 큰손이라고 불렸던 그런 사람이었다.  

  얼마나 가지고 있냐고 물어보니 지갑에서  수표 30억을 보여준다. 잠시 볼 일이 있다며 수표가 든 지갑을 책상 위에 아무렇지 않게 놔두고 일이 있다며 밖을 나선다. 잠시 후에 돌아온 그 사람에게 불안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물론 수표라서 분실하면 바로 지급 정지가 되니 문제없겠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거 같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30억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빌려주는 돈이 100억에서 500억은 된다고 하였다. 자금 회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질문을 하였다.

“돈을 빌려주고 그 돈 못 받으면 어떻게 하나요? 돈이 1, 2억 도 아니고 100억, 500억이나 되는데요?”

그랬더니 대부업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자네는 회사원을 못 벗어나는 거야. 나는 그 사람 눈을 보면 알아. 이 사람이 갚을지 못 갚을지. “

  선무당 같은 답변에 언뜻 이해는 가지 않았다. 사람의 눈을 보고 어떻게 그 사람이 돈을 갚을지 안 갚을지 알 수 있을까? 물론 그 사람에게는 수십 년을 이 업계에 있었으니 돈을 갚지 않으면 동원할 수단이 많아 보였다. 주먹을 쓰는 불법적인 조치와 각종 소송에 따른 법적인 조치까지 여러 가지 수단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을 알더라도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은 그렇게 빌려주지는 못할 거 같다


  사실 거래라는 게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거래이기 때문에 때로는 계약서보다 구두로 이어지는 말로써 계약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나 금액이 큰 거래에 있어서 계약이 문서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이면에 최고 책임자들끼리의 신용에 근거해서 거래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어찌 보면 나의 신용을 키워나가는 것이 나의 미래를 위한 자산을 만드는 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대부업자와의 대화에서 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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