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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l 07. 2023

097_조금 더 괜찮은 사람

사소한 친절 베풀기

  괜찮은 사람의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태도, 인품, 자세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기본이라 한다면 친절이 아닐까 싶다. 친절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삶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사소한 친절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는 알든 모르든 조금이라도 나와의 인연이 있기에 조금은 친절하게 된다. 하지만 타인에게는 그 친절이 쉽지 않다. 그래서 친절을 연습하기 위해서 2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한 가지는 적은 금액을 기부하는 것이다. 기부 단체를 통해서 금액을 기부하면 기부 금액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쓰인다. 하지만 기부라는 행위 자체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거리의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돈을 주는 것이다. 사실 난 거리의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 그들에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자립할 능력을 잃게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행위 자체는 나에게 누군가를 돕는다는 행위를 직접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래서 굳이 큰돈을 주지 않더라도 작은 동전 하나만이라도 그들에게 줄 수 있다면 기부라는 행위 자체의 의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본다.

  동전 한 두 개라 해봐야 기껏해야 천 원 안쪽일 것이다. 천 원으로 우리가 물건을 소비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물론 다이소를 통하면 작은 물건들을 살 수 있지만 그 물건으로 향유할 수 있는 가치는 생각보다 영속적이지 않다. 물건의 효용은 금세 사라진다. 하지만 소비가 아니라 경험 즉 기부라는 행위 자체에 쓰인 돈은 비로 100원, 500원이 될지라도 받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에게 조금 더 큰 기쁨을 주지 않을까?


  다른 한 가지는 유인물을 받아주는 것이다. 나 역시 직장을 다니면서 홍보를 위해 유인물을 나눠준 적이 있었다. 매번 유인물만 받다가 지하철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광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것이 참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유인물을 받는다는 것은 내게는 조금 귀찮은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낯선 누군가에게는 약간의 기쁨을 줄 수 있는 행위다. 그러니 손으로 잠시 쓰레기를 들고 있어야 하는 귀찮음과 손을 내밀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타인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유인물을 받아보자.


  친절은 사소한 곳에 있다. 거창하고 위대한 것에만 친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친절은 마치 향수와 같다. 다른 곳을 향해 향수를 뿌리지만 내 손에도 향이 남아 있는 것처럼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면 친절의 향이 내 손에 남아 있게 된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타인에게 사소한 친절을 베풀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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