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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l 06. 2023

096_자녀, 돈 그리고 종교

부부가 되기 위해 먼저 고민해봐야 할 것들

  결혼을 하고 나면 여러 가지 문제로 싸우게 되는데, 돈이나 자녀, 종교 문제로 싸우게 된다. 결혼 전에는 서로를 사랑하나 사랑하지 않나로 싸우지만 정작 결혼을 하고 나선 사랑 따윈 잊어버린다. 슬프지만 삶이라는 환경 앞에 사랑보다 현실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가 겪거나 내 주위에 있는 일반적인 부부들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1. 돈

  생각보다 돈에 대해 많이 싸우게 된다. 많이 벌고 적게 벌고의 문제가 아니다. 돈을 버는 이유가 한 사람은 삶을 즐기기 위해서고 다른 한 사람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면 사사건건 부딪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린 결혼하기에 앞서 그런 고민들은 하지 않는다. 내 집 마련의 설움이나 아이들의 교육비 문제로 다투는 순간 서로 간의 가치관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돈에 대해 똑같은 가치관을 가질 순 없지만 최소한 방향성에 대해서는 일치해야 나중에 크게 싸울 일이 줄어든다.


2. 자녀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고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전 준비 없이 마주한 아이는 모두에게 어려움만 줄 수도 있다. ‘내가 인생을 포기한 대가로 너를 키워야 하는 걸까?’ 아이는 공동의 부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간이 되는 사람이 키우는 거라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3. 종교

  살다 보면 종교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집은 꼭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제사를 지낼 수 없는 배우자를 만나게 되면 다투게 된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종교에 대한 강요로 인해 불필요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내 생각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그나마 사랑에 빠지기 전에 나름 객관적인 정신으로 배우자에 대한 몇 가지 조건을 생각했었다.


-키는 160 이상이었으면

(나는 아버지보다 키가 작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키가 작은 어머니 때문이라 생각하여 나는 키가 큰 배우자를  만나기를 원했다. 키는 특히나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터라 나중에 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아들 예상키는 (아버지 키 + 어머니 키 + 13 ) /2 , 딸 예상키는 (아버지 키 + 어머니키 - 13 )/2인데 여기에 +-5cm를 가감하면 자녀의 예상 키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물론 100% 맞지는 않겠지만 나의 경우 아버지 176 + 어머니 150 + 13 / 2를 하면 169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5를 감안하면 164에서 173이란 범위값이 나와 내 키는 최대 범위값인 173이었다. 커가면서 얼마나 많은 영양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나의 키가 작은 편이라 배우자는 특별히 키가 더 컸으면 하고 바라었다.


-종교는 무교였으면

(살다 보면 종교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기독교의 경우 주말마다 예배를 가야 하고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 등을 고려할 때 배우자가 종교가 있으면 무교보다는 종교로 인한 갈등이 커질 것 같아 배제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종교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사람은 어려울 때 종교에 의지하기 때문에 종교는 필요하지만 배우자의 인생에서 종교가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애완동물은 키우면 안 되고

(호흡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라서 그랬을까? 애완동물에 대해서 별로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어릴 때 개에 물릴 뻔하기도 하였고, 집안에서 털이 날리는 비위생적인 부분이 싫었다. 그래서 배우자가 될 사람도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았으면 했다.)


-나이는 어렸으면 좋겠는데 가급적 한 살 어렸으면

(나이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는 나보다 많든 적든 상관없었는데 어머니가 유난히 궁합 이야기를 하시면서 한 살 어린 사람이랑 결혼하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가급적 한 살 어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너무 부유하지도 너무 가난하지도 않은 집

(생활수준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에 대한 생각이나 저축 등 집안 경제활동 수준이 비슷해야 생각도 비슷할 거란 생각에 적었다. 물론 조금 모호한 면도 있다. 얼마만큼 가져야 부유할지, 얼마만큼 못 가져야 가난한 건지 뚜렷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우리 집과 경제적 수준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배경을 가진 배우자를 만나기를 바랐다.)


- 서울이나 경기도에 사는 배우자였으면

(사람을 만나는데 지역타령이냐고 하겠지만 직장에서 어린 시절 옆에 있던 형님들을 보니 배우자분들 고향이 해남, 거제, 통영 이렇게 멀리에 있었다. 그 형님들이 명절마다 고생하며 운전을 하고 가시는 모습을 보니 이기적이지만 난 가급적 가까이 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적었었다.)


  어쩌면 조건이 너무 까다롭지 않을까 싶었는데 나의 경우 지금의 배우자는 조건에는 다 맞았다. 그렇다고 싸우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물론 싸움이 없지는 않다. 최소한 사전에 걱정했던 분야에서 싸우는 경우는 없다. 물론 사람마다 이상형 리스트가 다 다르겠지만 뇌가 사랑에 빠져서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기 전에 객관적인 정신으로 한 번쯤 만들어보면 나중에 사람을 만나거나 결혼할 때 조금 더 객관적이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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