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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Nov 06. 2016

전화기

사무실 책상에 놓여 있던 전화기

그냥 그려보고 싶었다

기껏해야 버튼 몇 개와

송수화기 하나라 간단해보였는데

막상 그려보면 생각과는 많이 다름을 느끼다

 

1차 좌절


간단한 동그라미조차

내 마음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수화기는 더 이상하다

비율이 맞지 않는다

'그만 그릴까?' 마음 속에서

질문이 들어온다

'머하러 스트레스 받으며 그리고 있어

그냥 그리지마'


일단 스케치는 완성

그럴 땐 밀어붙이는 게 답이다

내 안의 목소리를 

꾹꾹 눌러가며

전체적인 틀은 완성하다


어설픔과 아쉬움 투성이지만

내 손으로 끝냈음에

무언가 하나 건진 느낌이다


색깔과 글을 더하다

색깔을 넣어보면 좀 더 나을까 싶어

추가해 보았다

온통 검정 바탕의 회색 버튼

실제대로 그리면 검은색 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아 회색 버튼만

몇 개 색칠했다

음영도 약간 넣어줬다

아까보다 나은건가?

잘 판단이 안된다

허나 이미 입은 색깔은 어찌 할 수 없다


그림 그리며 떠오른

내 생각을 몇 마디 적고는

그림을 끝냈다


책상에

있던 너


그림이라도

그려야

주의깊게

보게 되는구나.


이렇게

버튼이

많았었나?


미안하다.

줄은

전부 그릴

엄두가 나질 않아

잘라 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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