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30. 2023

고요라는 삶의 문을 여는 열쇠

[스틸니스]_라이언 홀리데이

  아무것도 간섭하지 않고 조용한 곳에 있어본 적이 언제였을까요? 사람이 없는 한적한 사찰에 있다 보면 평화로움이 느껴집니다. 저자는 자신만의 잠재력을 키우는데 고요(stilness)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동양 철학을 곁들여 이야기합니다. 바쁘고 시끄러울수록 조용한 순간이 더욱더 필요합니다.


  “아이콰니미타스”


    로마 황제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일흔네 살의 고령이었던 그 황제에게 고열과 함께 극심한 복통이 찾아와 죽음을 막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아들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를 불러들여 마지막으로 자신의 자리를 넘겨주는 절차를 끝마쳤습니다. 그러고 나서 황제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숨을 거둡니다. “아이콰니미타스”(고요하라)

  1. 정신


  고민은 방향을 잃은 폭풍과 같습니다. 고민이 증폭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갑니다. 그럴수록 사건을 차분히 바라보는 인내심,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적절한 배짱과 겸손, 선견지명과 침착함, 주위 사람들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자제력과 강인함, 더불어 조용히 앉아 곰곰이 심사숙고하는 고독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삶의 위기를 잘 극복하려면 이런 정신적인 고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괴로움은 갑작스레 발현됩니다. 오랜 기간 심사숙고해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반응한 행동에서 잘못된 행동이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제대로 생각하고 있는지 보려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가?

-정말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눈에 보이는 이면에 무엇이 숨어 있을까?

-지금 이 판의 큰 그림은 무엇일까?

-진정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루의 끝에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행동의 옳고 그름을 가려본다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때마다 저절로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고, 그런 노력이 한동안 지속된다면 분명히 많은 것을 성취하게 될 것이다."

-안네 프랑크


  어린 소녀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선해지고 고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위와 같이 적습니다. 그녀는 또 이렇게 적기도 하지요. "사람들의 인내심보다 종이의 인내심이 더 큰 것 같다." 속상한 일이 있거나 해결할 문제가 있거나 혼란을 느끼거나 자기 마음속 고뇌를 털어놓을 수 없을 때, 안네는 일기에 자신의 고민을 적어나가며 통찰력을 키웠습니다. 안네는 10대의 소녀였지만 그 일기를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키워나갔습니다.

  

 -내가 지금 어디쯤에 서 있는가?

 -큰일을 이루기 위해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무엇이 있을까?

 -어째서 이런 일에 내가 이토록 흥분하는 걸까?

 -지금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데 이토록 신경 쓰는 걸까?

 -내가 지금 회피하고 있는 일이 어려운 일이 있는가?

 -내가 두려움을 지배하고 있는가? 아니면 두려움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가?

-오늘 겪은 어려움이 어떤 식으로 내 성격을 드러낼 것인가?

  <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 참고


2. 영혼


가장 큰 불행은 만족을 모르는 것이니,

더 얻고자 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

만족함을 아는 자는 언제나 만족하며 살게 된다.

<도덕경>


p.160

  계획을 세우고 야망을 좇을 때 초조한 마음이 드는 까닭이 행복과 그 행복을 취하려는 열망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 같다. 우리가 초조함을 느끼는 까닭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행복이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 행복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서두르고 업무를 우선한다. 그건 우리가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고 우리가 이미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항상 실감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진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승진이 중요하다 돈을 많이 버는 일이 중요하다며 아이들과의 시간을, 가족들과의 시간을 희생했습니다. 삶의 중요한 행복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며 보내는 시간 속에서 나오는 데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들에게 희생을 강요한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역시 바쁨을 핑계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p.162

  외부적인 성취만으로는 결코 만족감을 얻을 수 없다. '충분하다'는 건 내면으로부터 나온다. 열차에서 내리는 발걸음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당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과 항상 갖고 있던 것을 알아보는 눈으로부터 나온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자는 어느 억만장자보다도 더 부유하고 그 어느 군주보다도 더 강한 사람이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 이미 넘치도록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가족을 위해서' 너무 열심히 일하는 나머지 그 속에 담긴 모순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리가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 일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3. 몸


  40권 이상의 책을 쓰고, 500점 이상의 그림을 그리고, 2천 번이 넘는 연설을  하며 국방부, 재무부, 총리직까지 두루 수행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심지어 소아마비까지 앓았죠. 바로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입니다.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이냐고 윈스턴 처칠에게 묻자 이렇게 답합니다.


"정신과 육체의 힘을 보존하는 것. 앉아 있을 수 있을 때 절대 일어서지 말고 누워 있을 수 있을 때는 절대 앉아 있지 말게나."


  처칠의 삶에 대해 쓴 작가는 열심히 일하는 것 외에도 네 가지 교훈이 더 있다고 말했습니다.

-목표를 높이 세울 것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 만한 비난이나 실수를 절대 받아들이지 말 것

-타인으로부터의 원한이나 이중성, 내분 따위에 기력을 낭비하지 말 것

-즐거움을 누릴 여유를 가질 것

  

  자신의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무위입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입니다. 얼핏 게으름을 독려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겠지만 무언가를 하는 것만큼이나 하지 않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시간을 내어달라는 것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바꿀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p.236

어떤 일에 "아니요"라고 말해야 할지 알게 된다면 정말 중요한 문제에 "네"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p.235

모든 상황에서 이렇게 물어라.

-그게 무엇인가?

-그게 왜 중요한가?

-내게 필요한 것인가?

-내가 바라는 것인가?

-기회비용은 무엇인가?

-먼 훗날 이때를 돌아봤을 때 과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까?

-이 일을 내가 아예 몰랐더라면, 이 요청 메일이 누락됐다거나 그들이 나를 지명해서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이 이일을 놓쳤다는 걸 누가 알아차리기나 할 수 있을까?


p.238

"무엇보다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잃지 마십시오. 저는 하루하루 더 건강해지기 위해 걸었고 또 걸으면서 갖가지 질병으로부터 벗어났습니다. 저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걸었습니다. 걷기를 통해 벗어나지 못한 만큼 무거운 생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키에르케고르가 침대에서 누워만 지내다가 결국 우울증까지 얻은 형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p. 243

삶의 아름다움과 좋은 점을 찾고 싶다면 우리도 밖으로 나가 주변을 걸어 다니는 게 온당하다. 우리 의식의 깊숙한 부분을 열고 더 높은 수준의 정신에 접근하고 싶다면 몸을 움직이고 혈액이 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단지 걸어야 한다.


: [운동화를 신은 뇌]라는 책이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뇌에 자극이 된다는 내용을 설명한 책이지요. 발바닥이 제2의 뇌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면서도 운동을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뇌에 자극이 되니 생각이 많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달리기를 하며 생각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생각이 막힌다면 지금 걸어보세요.


p.259

  쓰레기봉투와 상자를 들고 집 안을 돌아다니면서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버리는 일로 시작해 보라. 당신의 머릿속과 신체에 더 많은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청소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보라. 스스로에게 공간을 마련해 주고 머리를 쉬게 해야 한다. 화낼 일을 줄이고 싶은가? 탐욕을 줄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더 많이 버려라.


  나라는 사람을 하나의 컴퓨터로 본다면 정신은 어떤 일이 들어올 때마다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가 될 것이고 영혼은 그 일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원칙이며 몸은 그 일을 진행하게 해주는 실행자의 역할을 합니다. 정신이든 영혼이든 육체든 고요 속에서 있을 때 더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으며 올바른 길로 인도하게 해 줍니다. 잠깐의 시간이라도 고요라는 열쇠를 통해 인생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인생에 대한 정답을 찾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움의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