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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18. 2023

무슨 일 있어?

새벽 4:30

  이른 아침잠에서 깨었습니다. 새벽 4시였으니 아침보다는 새벽이라는 표현이 맞겠네요. 밖을 나와 걷기를 하려다 아침 공기가 쌀쌀해 간단하게 조깅을 시작합니다.

졸음처럼 흔들린 카메라

  그렇게 뛰다 보니 통화를 하고 계신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시간이 새벽 4:30이었는데, 그 이른 새벽의 전화통화는 어떤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었을까요? 아침잠 없는 어머니였을까요? 아니면 아직 잠을 못 이루는 절친이었을까요?

  문득 제가 이 시간에 친구들에게 전화한다면 친구들은 무엇이라 답할지 궁금했습니다. "야 이런 xx"라는 욕을 할 친구도 있을 듯하고, "너 무슨 일 있어?"라고 걱정해 줄 친구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런 제 궁금증을 해소하자고 친구에게 이 새벽에 다짜고짜 전화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도 살면서 답답한 적이 많았을 텐데 새벽에 전화를 하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 보니 운동과 일기였습니다. 모든 고민거리를 일기장과 공유하니 굳이 타인에게 늘어놓아야 할 필요가 없었고 고민이 풀리지 않는 밤에는 시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뛰었습니다.

새벽의 달리기

  그렇게 숨이 목에 깔딱깔딱할 때쯤이면 갖은 고민들이 사소해지더군요. 죽는 일이 아니면 무엇이든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스트레스 없이 살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보다는 스트레스를 잘 풀어내지 않나 싶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병이 된다지요. 살아보니 타인을 바꾸기란 거의 극한의 난이도가 필요합니다. 불가능에 가깝지요. 자신의 마음과 자세를 바꾸는 편이 훨씬 빠르더군요.

  등에 땀이 촉촉합니다. 감기에 걸리기 전에 얼른 집으로 들어가야겠네요. 고민이 사라지고 땀이 채운 자리, 새벽의 달리기는 그래서 저에게는 비타민 같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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