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_모리 슈워츠
[세계사 출판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개인적으로 쓴 후기임을 밝힙니다.]
출판사에서 서평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후속작이라기에 얼른 쓰겠다고 요청을 했지요. 책이 도착할 때쯤 암병동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기 00 병원 암병동입니다. 정해인 씨 맞으시죠?”
순간 겁이 덜컥 났습니다. 병원 진료를 간 적도 없는데 갑자기 암병동이라니. 검진결과라도 갑자기 통보받는 일인가 싶었습니다.
“책이 이쪽으로 잘못 왔네요. 안내데스크에 맡길게요. “
병실의 설명과 달리 안내데스크에서 책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나이듦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좋은 것이라기보다는 좋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젊은 때가 좋다. 젊어 보이려 보톡스를 맞는다. 사람들에게 있어 나이가 드는 것이 마치 죄인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나이듦이란 과일이 숙성되고 와인이 깊어지듯 삶의 그윽함이 늘어나는 일 아닐까요? 저자는 그런 생각에서 이 책을 쓴 거 같습니다.
1. 뒷방 늙은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나이가 들면 뇌가 노화하고 생각이 느려진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기능이 노화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더 기능이 나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나이가 들었다고 회피하고 도망치려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전 75세의 택시기사 분을 만났습니다. 처음 뵈었을 때 60대 초반으로 보였지요.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사람보다 젊게 산다고 했습니다. 할 일이 없이 집에만 있는 친구들이 더 빨리 늙는다며 일을 권유하지만 지레 포기한다고 합니다.
2. 사회에서 멀어지려는 유혹에 저항하자.
노화가 이뤄지면 신체적인 활동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평생 20대의 몸으로 살아갈 수는 없죠. 그렇다 보니 직접 대면하여 만나는 일에 힘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귀찮음 때문에라도 새로운 사람을 잘 만나지 않게 되죠. 싫은 소리도 점점 더 멀리하게 됩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그래서 타인과의 유대 관계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공동체에서 멀어지려고 하고 스스로를 고립하려는 유혹이 들수록 더더욱 사회로 나와야 합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 삶에 대한 열정이 생기게 됩니다.
3. 나이가 주는 여유를 누리자.
늙는다는 것은 살 날보다는 살아온 날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럴수록 자꾸 조바심을 내고 서두르려 할수록 쫓기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제는 경쟁도 내려놓고, 욕심도 내려놓고 삶을 관조하며 지나온 과거와 얼마 남지 않은 미래보다는 순전히 자신이 오롯이 누릴 수 있는 현재에 집중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런 여유 속에 노년에 대한 삶의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90세까지 산다고 하면 이제 딱 반환점을 돌고 있네요. 살아온 날과 살아가야 할 날이 비슷한 셈이죠. 지금까지의 삶은 주위의 시선에 따라 살았다면 앞으로의 삶은 저를 위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은 결국 하루하루의 기억이 모인 것이고 그런 기억들이 모여 하나의 삶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요? 매일을 잘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데 자꾸만 그 사실을 잊는 것 같습니다.
노화는 무조건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던 저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득 물리학의 등가교환이 생각났습니다. 에너지 보존 법칙 같은 셈이죠. 육체적으로는 조금 손실을 보겠지만 정신적으로 다른 이득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요? 다만 정신은 유형이 아닌 무형이기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겠지요. 노화를 맞이하며 정신적인 이득을 잘 챙기며 살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