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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Feb 06. 2017

완벽이라는 두려움과 마주하기

이게 뭘까?

아마 항구 근처였다

정말 멋있어 보이는 요트 한 척이

정박해 있었다


한 번 그려봐야지 하고는

수첩과 펜을 들었다


그렇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잘 그려지지 않았고

정박해 있던 요트마저

이내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


부랴부랴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을 보고 그리려니

방향과 형태가 달라져

더 이상 그릴 수 없었다


느린 그림 속도로 인해

그림을 끝내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가

그림첩을 다시 열었다


비록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내 기억을 남기기에는

그만큼으로도 충분했다


요즘들어 그림을 그릴 시간을 못 내고 있다

'한 번 시작하면 다 끝내야지'

'그러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해'

'일부만 그려서 무슨 의미가 있니?'

마음 속에서 들리는 그런 소리들에

그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내일은 선 하나라도 그려보자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

그것은 꼭 완벽하고 멋져야 되는 건 아니니

무언가 시도하고 쌓일 때

진정으로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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