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는 두 가지 소리가
있는 것 같다
나를 격려해주고 이끌어주는
백색 소리와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소리를
끊임없이 일으키는 흑색 소음
백색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흑색 소음은 하이에나마냥
수시로 끊임없이 괴롭힌다
잘 지치지도 않아서
웬만해선 물러나지 않는다
그런 흑색 소음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서 활동 중이었다
오늘 아침에 책상 앞에 앉았을 때였다
'이 바쁜 아침에 무슨 그림이야?'
'엔제 다 그릴래?'
무수한 흑색 공격이 이어졌다
이때 필요한 것이 늦잠 전략이었다
늦잠을 잘 때 '딱 5분만'하고는
알람을 다음 시간에 맞추는데
다음 알람시간 전에 일어나는 법은 없다
알람이 울려야 일어난다
이 전략처럼 '딱 1분만 그리자'하고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었다
1분이라는 시간을 알게 하기 위해
스톱워치를 그렸다
1분만 그려야지 하고는
천천히 그림을 시작했다
별로 그린 것도 없는데
네모칸 몇 개 그리고 났더니
어느새 3분의 시간이 지났다
마음 속 검은 목소리 녀석 또 시작했다
'이게 그림이냐?'
'선이 너무 삐뚤빼뚤해!'
그런 녀석들의 관심에 감사하며
'마무리만 하고 끝내자'
하고 되뇌이며 마저 그렸다
그렇게 완성된 오늘의 7분짜리 그림
목표했던 1분보다 7배나 더 그렸다
이번엔 작심삼일이다
내일과 모레
이틀 더 그려보자
그래, '딱 1분만' 의식적으로 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