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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Feb 09. 2017

6분 43초

마땅히 그릴만한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도 광둥어 회화책을 꺼냈다


와이셔츠를 입다 말고

단추만 하나 덜렁 채운 채로 앉았다

누구 하나 볼 사람 없으니

일단 그릴 마음이 들었을 때

얼른 시작해야 했다


어제보다 조금 늦어진 시간

여유는 없었다

그림을 그린다고 지각을 할 시간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 나가면

앉아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딱, 오늘만'

'내일은 어찌 될지 알 수 없으니

오늘만 해 보자!'

그렇게 마음을 달래 놓고는

펜을 들었다



오늘은 홍콩의 2층 전차를 그려보기로 했다

네모가 잘 그려졌으면 좋았을텐데

약간 찌그러졌다

처음부터 위기다


비판의 목소리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 쯤

다시 세부내용을 그려본다

창문도 그리고 출입구도 그려주고


그렇게 완성된 그림

초현실주의 그림이 되었다

원근이 아주 안맞는다

비판을 할라면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분 43초의 시간을 내어

그림을 그린 나를 칭찬해 주다


덤으로 아령을 좌우 3번씩 들었다

어제는 두 번이었으니


마의 주말이 오고 있다

불규칙한 일정 때문에

그림을 그릴 시간이 될런지

주말동안 하루에 1분씩 그리기

시험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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