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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Feb 27. 2024

#58 능력은 만들어진다

실력은 주어지는 걸까?

  처음 세무조사를 시작하는 날이 생각난다. 갓 20대 초반의 사회생활 초짜였다. 직장에 적응하며 내가 보았던 선임은 무한한 능력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과연 나는 저러한 실력을 갖출 수 있을까? 어쩌면 실력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어느덧 20년을 넘게 이 바닥을 굴렀다. 이제는 세무조사라고 하면 조사의 신이 될 정도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어느 항목이든 맥락과 방향을 짚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주위에서 세무조사에 대한 대응 방향이나 의견을 묻는 위치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런 세무조사와 달리 올해 전혀 생소한 금융의 길에 새롭게 발을 내디뎠다. ‘어떻게 사업 구조를 짜야할지? 법에 위반되는 부분은 없는지? 함께 하는 파트너들의 수익과 책임은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과연 내게 사업의 자질이나 재능이 있는지 자신에게 자꾸만 질문하게 되었다.

  멘토였던 친한 형님에게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과연 내가 이 길이 맞는지 자꾸만 의문이 든다고? 내가 이 분야에 재능이나 능력이 있는지? 회의가 든다고 물었다.



  그러자 형님은 내게 물었다.

  “처음 세무조사 시작할 때 조사를 어떻게 할지 알았니?”

  한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도무지 감을 잡지 못했다.

  “요즘에는 오히려 내가 너에게 조사에 대해 묻지 않니? 처음부터 실력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다만 새로운 분야이기에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좌충우돌하며 오류를 겪겠지. 과거의 너처럼 어떤 답을 구하며 그 실력을 갖춰 나간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모두들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다 갖고 일을 시작하는 건 아니라네. “



  문득 실력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시작 없는 결과는 누구에게도 없었으니. 빠른 도전과 습득만이 실력을 늘리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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