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요령
책 읽기는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그 정보를 머릿속에 오래 남기고 필요할 때 쉽게 꺼내어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선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정보를 잘 정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 둘째, 자신만의 효과적인 독서 방법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머릿속에 잘 남기고 활용하기 위한 독서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보편적인 독서 방법은 눈으로 조용히 읽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책이 이 방식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의성어나 사투리가 돋보이는 소설은 소리 내어 읽을 때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한 번은 "강원도의 맛"이라는 작품에서 소리 내어 읊조렸을 때 글의 맛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귀로 읽는 독서도 유용하다. 한때 출퇴근길에 오디오북을 들으며 독서를 대신한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반복해서 듣다 보니 책 내용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었다. 이는 특히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적합한 방법이다.
발로 읽는 독서는 책 속 배경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언급된 유적지를 방문했을 때, 글의 내용이 훨씬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책의 정보를 실물로 경험하며 기억을 강화하는 이런 독서법은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
책 읽기의 속도에는 정답이 없다. 어떤 책은 빠르게 핵심만 파악해야 하고, 어떤 책은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야 한다. 예컨대, 업무 관련 실용서는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반면, 문학 작품이나 철학서는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읽을 때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나는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책을 읽을 때마다 느린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한다. 한 번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으며, 하루에 단 몇 페이지만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천천히 읽었더니 책의 메시지가 더 깊이 와닿았다.
독서 중에는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항상 연필을 들고 독서를 한다. 내가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특정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했는데, 이를 즉각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잊혔을 것이다. 간단한 메모 습관은 기억력 보완뿐 아니라 독서를 재구성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책을 읽을 때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은 머릿속에 남기는 데 필수적이다. 독서를 시작하기 전, “왜 이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라. 예컨대, 나는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기 위한 메모와 정리 작업에 집중한다. 반면, 문학 작품은 감상과 여운을 남기는 데 목적을 둔다.
이처럼 목적이 분명하면 책의 내용을 자신의 관심사와 연결 짓기가 쉬워진다. 다산 정약용이 했던 카드 작업처럼 주제를 중심으로 책 내용을 정리하면, 기억에 더 오래 남고 활용도가 높아진다. 관점을 세우고 읽으면 저자의 의도뿐 아니라 독자 자신의 사고방식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 습관을 풍요롭게 하려면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을 섞어 읽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나는 실용서를 주로 읽지만, 아동 문학이나 수필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 번은 자녀 교육을 위해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었는데, 평소 즐기지 않던 문학 장르가 의외로 재미있게 다가왔다. 이렇게 평소 읽지 않던 책을 시도하면 독서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사고를 경험할 수 있다.
좋은 책을 고르는 것도 독서의 시작이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반드시 나에게도 좋은 책은 아니다. 책을 고를 때는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고 고민한다. 예컨대, 나는 관심 있는 책을 카트에 담아 두고 며칠 동안 결정을 미룬다. 그런 뒤, 서점에서 실제로 내용을 검토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출해 일부를 읽어본다. 이러한 과정은 충동구매를 줄이고 진정으로 필요한 책을 선택하게 한다.
책을 소화하는 방법은 음식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책은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 하고, 어떤 책은 빠르게 먹고 핵심만 남겨야 한다. 나는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후, 이를 다시 다른 책과 연결 지으며 생각을 확장하는 방식을 즐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책 후기를 읽으며,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독서는 단순히 정보를 얻는 행위가 아니다. 목적과 관점을 세우고, 감각을 활용하며, 다양한 책을 섞어 읽는 과정을 통해 독서는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스스로를 더 깊이 알게 된다. 결국, 잘 읽고 머릿속에 남기는 독서는 삶을 확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