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다 그릴 수 없어
부분 부분 보이는 대로 그렸다
나무를 건물 앞에 그려 넣었다
실제 나무가 건물 앞에 있기도 했지만
나무를 그려 넣으면
상세하게 그려야 할 부분들이
많이 가려져서 부담이 줄어든다
때로는 그리기 싫을 때
실제와 다르게 나무를 그려 넣기도 한다
하지만 나무 자체도 그 느낌을
잘 살리고 있는 것인지
애매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나무를 다 그리고 나니
다리 끝에 그렸던 성이 눈에 거슬렸다
분명 똑바로 서 있어야 할 성이
피사의 사탑처럼 조금 기울어져 있었다
'어쩌지 고칠 수도 없는데'
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지만
'다 그리고 나면 괜찮을 거야'
그렇게 위안을 하며
계속 그림을 이어나갔다
스케치를 30%쯤 했으려나
왼쪽의 공백을 채우려면
한 일주일은 더 그려야 하겠지
앞으로 그릴 때는
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하며 그려야지
부분에만 집중하다 보니
반쯤 누운 그림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