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생각
출근길 간판의 문구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프리카에서의 호흡"
단순한 문구였지만, 내 상상력은 아프리카로 향했다.
만약 아프리카에서 숨을 쉰다면 어떨까? 사하라에 있다면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폐 속으로 들어와 숨 쉬는 것조차 작은 도전이 될 것이다. 혹은 적도의 열대 우림에서 습하고 무거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그 공기 속에 담긴 수천 년 된 나무들의 향기를 느끼다가 주위 동물들의 울음소리에 긴장감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아프리카에는 분명 수천 개의 언어와 부족, 사막부터 열대 우림, 초원부터 산맥까지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의 호흡은 다양한 장소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세렝게티 초원에서의 호흡은 아침 이슬과 풀의 향기를 담아낼 것이며, 나일강 유역에서는 오래된 역사와 물의 기운이 내 폐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킬리만자로 정상에서는 얇은 산소 속에서 정복감과 경외감을 동시에 느끼며 숨을 고를 것이다.
출근길 간판 앞에서, 나는 잠시 서울의 매연과 분주함을 잊고 상상 속의 아프리카로 여행했다. 어쩌면 진정한 호흡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일상 속에서도 상상력을 통해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것.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단순한 행위가, 우리를 전 세계로 이어주는 끈이 되는 것.
오늘 아침, 나는 잠시 상상 속의 아프리카 공기를 마셨다. 기회가 된다면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넓은 아프리카 초원에서의 자유를 누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