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와의 대화
밤 열 시, 휴대폰 메시지 알림이 울렸습니다. 삼십년지기 친구였습니다. 오랜 시간 알아서 그랬을까요? 다짜고짜 질문을 던집니다. "돈 많이 벌었냐? 재미있게 사니?" 질문 속에는 진짜 궁금함도 있겠지만 바쁘게 사는 친구에 대한 걱정도 느껴졌습니다.
갑자기 프로필 사진을 바꾸라고 하는군요. 제가 예전에 찍은 홍콩 사진을 보며 "리즈시절"이라고 합니다. 양복 차림의 현재 프로필보다는 예전의 편안하고 친근한 모습이 더 좋아 보인다고 합니다. 그 말이 농담인지 진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어쩌면 저는 이미 현재의 '차가워 보이는' 컨셉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홍콩에 있을 때, 그때가 더 행복했을까?" 문득 던진 저의 질문에, 친구는 "그건 네가 알지"라고 되물었습니다. "글쎄, 행복 반, 불행 반"이라고 답하니, 그래도 친구는 "그때는 행복했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인생철학은 단순하고 명확했습니다. "난 행복에 집중한다"
친구는 자신의 생각과 함께 같이 아는 친구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억대 연봉자에 합류는 했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은 더 나빠졌으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 힘들어한다는군요. 친구의 행복은 거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난 작은 것에도 만족해"라는 말속에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친구와 나는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바쁜 일상 속에서 야근을 하며 시간을 돈으로 바꾸고 있고, 친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금전적으로는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자"라는 친구의 마지막 인사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가끔은 친구와의 짧은 대화가 바쁘게 사는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행복이란 무엇인지,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죠.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오래된 사진처럼 흐릿하지만 따뜻한 기억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와 행복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행복은 친구의 말처럼 단순하게 우리가 집중하기로 선택한 것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불행보다는 행복에, 과거의 그리움보다는 현재의 감사함에 집중하는 것.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