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마스터의 특별한 프레젠테이션 이야기
바쁜 점심시간, 미국의 어느 햄버거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선 한 세일즈 담당자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100억이 넘는 전산시스템 프로젝트의 PT를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은 곧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당신이 19번째군요. 빨리 본론만 말하고 가세요."
사장의 차가운 말에 세일즈 담당자는 순간 당황했다. 수십 개가 넘는 경쟁사들이 이미 다녀갔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PT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까?'
그때 가게 밖 주차장에 눈에 띄게 낡은 차 한 대가 보였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다. 위험한 도박이 될 수도 있었지만, 이미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기에 그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사장님, 저 주차된 차가 사장님 차인가요?"
"뭐라고요? 날 뭘로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아니, 낡은 차를 타고 다니셔서 이런 태도를 보이시는 줄 알았습니다."
순간 사장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지, 얼마나 성공한 사업가인지를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세일즈 담당자의 전략은 적중했다. 사장의 자존심을 건드림으로써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내일 다시 와서 PT 제대로 해보시죠. 못하면 알아서 하세요."
사장은 씩씩거리며 말했고, 이것은 새로운 기회였다.
회사로 돌아온 세일즈 담당자는 즉시 PT 제작팀을 소집했다. 그의 지시는 단순했다. "우리 시스템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설명해 주세요. 그리고 음악도 꼭 넣어주세요."
다음 날, 총 5개 업체가 PT를 진행했다. 다른 업체들은 하나같이 전문적인 용어를 늘어놓으며 시스템의 고급 사양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PT는 달랐다. 복잡한 기술 용어 대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를 사용했고, 적절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우리 시스템은 이렇게 단순합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든 게 자동으로 처리됩니다. 마치 햄버거를 주문하고 받는 것처럼 쉽죠."
사장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다른 업체들의 현란한 기술 설명과 달리, 자신의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날, 계약서에 서명이 이루어졌다.
화려한 기술 용어나 복잡한 설명이 아닌,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명확하고 단순한 메시지가 때로는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고객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전략이 때로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세일즈의 본질은 단순한 제품 설명이 아닌, 고객과의 감정적 교감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첫날 사장의 자존심을 건드린 위험한 선택은 오히려 깊은 인상을 남겼고, 다음 날의 단순하고 명확한 PT는 신뢰를 완성했다. 이처럼 남다른 접근 방식과 고객 중심의 생각이 100억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어낸 것이다.
결국 성공적인 PT의 핵심은 청중의 눈높이에 맞추고, 그들의 필요와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있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나 시스템이라도, 그것을 고객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