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Station Seoul 284
오래된 지하철 서울역 플랫폼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을 실어 나르는 교통수단으로써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
열차는 지나가지 않고,
사람들은 오가지 않는다.
그 대신
이곳은 전시관이 되었다.
서울역을 지나노라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 길,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마음이 바빴던 날,
출근길에 사람들 틈에 섞여 있던 아침,
고향으로 돌아오던 저녁.
서울역은 늘
어디로든 향하는 장소였고,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장소였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수없이 만나고,
수없이 헤어졌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추억과 함께
이 플랫폼에 남아 있다.
이제 서울역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공간이 아니라
기억이 머무는 공간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추억을 주었던 사실을
그대로 간직한 채,
기념관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이 오래된 서울역 앞에 서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문은
과거의 기억에만 존재하는 문일까?
아니면
지금의 나를 데리고
그때의 시간 속으로
잠시 겹쳐지게 만드는 문일까?
오래된 문은
시간을 가르지 않는다.
그저
추억을 겹쳐 놓는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내가
같은 플랫폼 위에
잠시 함께 서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