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0 누구를 지키고 있을까?

Guardian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IMG_4154.jpg

홍콩 사무실 근처에 작은 사원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그곳에 들렀다가
향 냄새가 너무 강해
금세 밖으로 나왔다.


문을 나서며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사원 입구 왼편 문에
장군상 그림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맞이하는 표정이 아니라,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얼굴이었다.


아마도
나쁜 것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고 있는 존재처럼 보였다.


그 장군상을 바라보며
이상하게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보다
멈춰 서야겠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문을 통과하는 존재가 아니라,
문 앞에 서 있는 존재.

열어주기보다
지켜내는 역할을 맡은 얼굴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장군은
사원을 지키고 있는 걸까?
아니면
사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영혼을 지키고 있는 걸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부터,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용히 막아서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떤 문은

건너가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그 앞에서
내가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를
묻게 하기 위해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Guardian


Near my office in Hong Kong, there was a small temple.

One day I stepped inside, but the scent of incense was too strong, so I quickly came back out.

As I turned to leave, I noticed a painted guardian figure on the left side of the entrance.

It was not a face welcoming people in, but one gazing beyond the door.

It seemed to exist to keep harmful things from entering.

Looking at it, I felt an urge not to go inside, but to stop.

This was not a figure meant to pass through the door, but to stand before it.

Not to open, but to protect.

I wondered whether it guarded the temple itself, or the souls of those who came and went.

Some doors are not meant to be crossed, but to ask us what we are trying to protect.

매거진의 이전글no.9 오래된 문은 시간을 가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