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댓글의 가면을 쓴 불청객

댓글을 가장한 '로맨스 스캠'을 아시나요?

브런치를 쓰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을 마주하곤 합니다. 정성껏 써 내려간 내 글에 누군가 공감의 한 마디를 남겨줄 때, 작가로서 느끼는 그 충만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


우리는 브런치가 다른 SNS와 달리 사유의 깊이가 있고, 소위 '악플'이나 '스팸'이 없는 청정 구역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따뜻한 공간의 온기를 악용하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어, 여러분에게 진심 어린 주의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글이 너무 좋아 친구가 되고 싶어요"의 함정


혹시 내 글 하단에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린 적이 있나요?

“글이 너무 인간적이라서 마음에 든다. 혹시 어디 사시느냐?”

"미국에 사는 한국인인데 글이 너무 좋아 친구가 되고 싶다."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괜찮다면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싶다."


실제 제 브런치에 올라온 댓글입니다.

언뜻 보면 나를 알아봐 주는 소중한 독자의 진심 어린 고백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댓글은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혹은 '피싱'의 도입부입니다. 브런치는 작가의 감성을 자극하기 좋은 공간이기에, 사기꾼들에게는 오히려 아주 매력적인 사냥터가 되곤 합니다. "브런치니까 스팸이 없을 거야"라는 우리의 선한 믿음을 역설적으로 이용하는 것이죠.


그들이 노리는 것은 당신의 '다정한 마음'입니다


이들의 수법은 아주 치밀합니다. 처음부터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옮겨가면, 한동안은 정말 다정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타지에서의 외로움, 글에 대한 찬사, 그리고 귀국 후의 설렘을 공유하며 우리의 경계심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그렇게 '심리적 유대감'이 형성된 순간, 그들은 본색을 드러냅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송금 부탁, 통관 절차를 위한 수수료, 혹은 은밀한 투자 정보라는 이름의 덫을 놓습니다.


이미지 속 댓글처럼 자신의 거주지나 개인적인 상황을 구체적으로 흘리며 외부 메신저로 유도하는 행위는 99.9% 위험한 신호입니다. 정말로 당신의 글에 감동한 독자라면, 브런치의 댓글이나 '작가에게 제안하기' 기능을 통해서도 충분히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독자는 굳이 보안이 취약한 개인 메신저로 당신을 끌어내려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원을 지키는 품격 있는 대처


브런치는 우리가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정원입니다. 이 정원을 아름답게 지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낯선 이가 건네는 과도한 친절과 외부 연락처 유도에 단호해지는 것입니다.


"혹시 진짜 독자면 어떡하지?"라는 미안함은 잠시 접어두세요. 진정한 인연은 당신의 안전을 담보로 대화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글을 쓰고 읽는 여러분의 소중한 일상이 다정한 가면을 쓴 불청객에게 상처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만약 비슷한 댓글을 발견하신다면, 답장을 남기는 대신 조용히 신고 버튼을 눌러주세요. 그것이 우리 모두의 '사유의 공간'을 지키는 가장 품격 있는 대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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