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과 쓸모의 싸움
정말 바쁘다
아니 바쁘다고 생각하는 게 맞겠지
이달 들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앞에 놓인 일만 생각하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갔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다시금 노트를 들고 다녔다
스케치 노트 한 권
그 무게 보다도
내 전공과 일과도 무관한
노트를 뭐하러 들고 다니냐는
마음속 목소리가 자꾸 괴롭혔다
하지만 노력 없이
귀찮음 없이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법
며칠 전
버스 정류장 앞이었다
평소 같으면 스마트폰을 보거나
언제쯤 버스가 올까 하는 생각에
지루히 있었을 텐데
눈에 보이는 정류장 표지판을
그려보았다
야우마테이 시장을 거쳐
팍틴을 향하는 104번 버스
15분의 기다림
그 시간을 여백이 아닌
채움으로 바꾸다
바쁘다는 핑계는
이제 그만 접어두고
다시 한번 꾸준히
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