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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21. 2015

넬순도르마​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이어폰으로 테너의 고음이 들려왔다
승강장에 서 있는 다른 사람들 역시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그 역시도 다른 사람처럼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책을 펴거나 강의를 들었겠지만
오늘은 머리가 복잡해 음악을 듣고 있었다


지금의 일과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오른쪽 머리가 찌르듯 아팠다
그런 머리를 식혀주는 데는 넬순도르마 만한 것이 없었다
넬순도르마를 듣고 있노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을 잊고 잠시 다른 세상에 와 있다고 해야할까?


특히나 빈체로로 끝나는 마지막 후렴구는 그에게 힘내라는 얘기로 들려 듣고 또 들었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출근하는걸까?
눈을 감고 음악을 듣다가 눈을 떴는데
무표정하게 서 있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일이 재미있다면 저렇게 인터넷이나 게임에 빠져 있지 않고 자기 일을 하고 있을텐데
그들에게 일은 단지 생계의 수단인것인지


어제 친한 직장 형님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정말 어렵게어렵게 부장을 달았던 형님이었다
과거 평사원 시절의 실수 하나가 평생 꼬리표로 따라다니며 승진때마다 그 형님을 힘들게했다
몇번이나 퇴사를 생각해보았지만 그래도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며 끝까지 노력한 끝에 승진한 형님이었다
함께 일했을 때는 승진하지 못하여 죄송했지만 그 다음해 부장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승진한것만큼 기뻐서 기억에 오래 남았다


그렇게 본인도 희생해가며 회사에 충성을 다했던 형님인데 신임 사장의 간부 단합대회에 가셨다가 크게 다치셨단다
단체로 겨울산행을 하시다 경사로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다치셨다고 했다
회사와 조직의 충성을 다한 결과가 고작 이것밖에 안되는것일까?


그는 출근하고 있는 자신도 이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그 형님의 전철을 밟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누구는 생사의 기로에서 힘들게 서 있는데 고작 전철의 자리가 나서 앉았다며 기뻐하는 그를 보며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그래 세상 어디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지만 우리는 다들 모른체 하고 있잖아 그렇게 자기를 애써 위로하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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