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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Dec 18. 2017

독방

임원도 아닌데 

잠시 독방을 쓰게 되었다 


방 밖에서 다른 직원들과 

같이 일할때는 몰랐다

방에서 혼자 일하면 

전화 올 일도 없고 

다른 사람 신경 안써도 되고

참 좋겠다 

마냥 부러워했다 


그래 물론 좋다 

혼자 쓰는 책상에

넓은 공간 

가끔 울리는 전화기 

분명 환경은 좋아졌다


하지만

막상 독방에 들어와 살아보니

마주하는 현실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일단 방 밖에 사람들이 나를 멀리한다


몇 일전까지만해도

같이 점심을 먹던 사람들이

이제는 관리자가 된 듯 

나를 보면 눈치를 본다 

점심 식사자리조차 편하지 않았다


이렇게 회사동료가 없어지는 자리인가

하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었다

회식자리에서 험담을 하던 대상이

이제 내가 되겠구나 싶었다 


홀로 있으니 생각이 많아진다 


방 밖에서는 그저 시키는 일만 

남들보다 열심히 하면 족했다 

퇴근시간이 되면 관리자가 언제 나갈까?

하는 눈치만 보다 조금 뒤에 나갔고 

약속이 있어서 방 안에 계신 분이 일찍 나간 날은

얼씨구나 하며 나도 조기에 퇴근하곤 했다 


허나 이제는 업무 시간이 아닌 

실적이 머리를 쪼여온다

이 달은 얼마나 실적을 올릴 것이며 

내년에는 또 어떻게 해야 

좋은 실적을 올릴까?

자연히 남들보다 빨리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게 되며 

집에 가서조차 일을 생각하게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들에게 이런 고민값이 월급에 더 붙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서 

월급 받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남들도 다 나와같은 생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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