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마트에 나오다
그다지 쇼핑에 흥미가 없는 내 눈치를 보는 아내
잠시 자유롭게 쇼핑하라고 하고는
아내와 딸은 쇼핑을 가고
나와 역시 쇼핑에 재미를 못느끼는
아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
소파 하나를 찾았다
아들은 장난감 코너에서 눈을 못 떼고 있기에
살 수는 없지만
구경은 마음껏 해도 좋다고 보내었다
그렇게 쇼핑 바구니와 함께
잠시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가방을 뒤져보니 노트도 펜도 없다
그나마 있는 건 누런 종이 봉투와 펜
뻣뻣한 봉투 위에 볼펜으로 그리니
가뜩이나 투박한 그림이 더 어설퍼 보인다
하지만 그런 때 일수록 계속 그려야지
그렇게 한 이십분쯤 그렸을까?
가방 위에 봉투를 올려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내 모습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