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렸을 때 후회하는 건 아무 의미 없다
며칠 전 지하철을 타러 갔다
세 정거장 뒤 지하철 종점에서
내릴 예정이었다
지하철이 들어왔는데 빈자리가 보여
습관적으로 자리에 앉았고
늘 그랬듯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잠깐의 인터넷 서핑을 하는 동안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상하다
분명 종점 방향이라
사람이 없을 텐데
휴일이라 그런가?'
'왜 그럴까?'라는 의문에
고개를 들자
내가 잘못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반대편 방향으로 이미
두 정거장이나 와 버렸고
지하철이 두 번째 정거장에서 문이
닫히는 중이었다
'왜 그랬을까?'
하며 후회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습관적으로 출근길에 타던 방향의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내가 가야 할 방향은
그 반대 방향인데 말이다
다행히 약속 시간에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뛰지 않았지만 여유롭게 가려던 내 생각은
틀어져 버렸다
뒤로 왔다고 후회하고 있어야
지하철이 거꾸로 가는 것도 아니기에
빨리 내려서
반대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그것만이 진정한 해결책이었다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하고 산다
내게는 너무 견디기 어려운 실수도
종종 저지르며 산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다 잡는다
'후회한다고 해야 돌아가지 않아
그저 지금 자리에서 맞는 곳으로
얼른 움직이는 것
그것이 최선이야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