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잠시 노는 사이
나는 잠시 놀이터에 앉아 있었다
한 아이가 혼자 공을 차고 있었다
호날두가 되고 싶었는지
등 번호 7번과 호날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 아이는 축구공을
이리저리 튀기며 놀고 있었다
하지만 재미가 없었는지 이내 지쳐
다른 놀이기구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자기 축구공을
잠시라도 만지지 못하게
축구공을 늘 손안에 움켜쥐고 있었다
그렇지만 공을 들고
놀이기구를 탈 수 없었기에
잠깐 공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아이는 공이 걱정이 되었는지
놀이기구에서 타자마자 내려
이내 공을 손에 쥐었다
결국
축구도 놀이기구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아버지 손에 이끌려
집에 가는 아이의 뒷모습이
많이 아쉬워 보였다
자기 축구공이
그 아이에게는 정말 소중했겠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지 못해
재미를 느끼지 못한 건 아니었을까?
그 아이를 보며
자기 것을 나눠주고 함께 했을 때
더 많은 것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도 되돌아보게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