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노트의 빈 곳을 찾다가
그리다 그만 둔 그림 하나를 보다
이게 대체 뭘 그리려는 것이었을까?
생각하다가 보니
짙고 깊은 하늘에
홀로 서 있는 나무의 낙엽이 인상 깊어
나무 꼭대기부터 그리려다
갑작스런 전화로 그림을 못 그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일기에 적었더라면
족히 몇 줄은 써야 기억이 났을텐데
그림의 한 부분 만으로도 그날의 느낌 풍경 색깔이 모두 떠올랐다
이래서 그림이 글 보다 나은 것이구나 싶었다
다만 그 날의 생각까지는 불러올 수 없기에
일기를 대신한 메모도 함께 기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