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오래간만에 약속이 없는 날
혼자서 이리저리 식당을 배회하다
한 곳을 찾았다
Bangkok Tahi 식당
태국 음식점을 파는 곳
메뉴당 단가는 HKD 70 정도
아주 싸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은 중간쯤 가격이었다
메뉴를 시키고
앉아 있는데
자리에 깔려 있는 종이 메뉴판이 보였다
커리 크랩
똠양꿍
그리고 파인애플 볶음밥
무엇하나 쉬워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노트를 펴고 그리기 시작했다
얼마쯤 그렸을까?
종업원 아저씨가 오더니
종이 메뉴판을 쓱 내민다
"한국 사람?"
짧은 한국어 실력으로 물어본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지 손가락을 내밀며
종이 메뉴판을 가지고 가서 그리란다
식당에서 메뉴판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그림을 70%쯤 그렸을 때 나온
칠리 바질 스파이시 볶음밥
보기보다 밥이 매워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었다
그렇게 밥 한 숟가락 먹고
그림을 그리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오늘의 그림을 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