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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04. 2018

벼랑 끝에서

보통의 꿈이었더라면

아침 출근길 아니 일어나자마자 

머릿속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꿈은 내게 무슨 생각을 주려는 것인지

하루 종일 머리를 맴돌았다 

힘들어

알 수 없는 벼랑 끝

나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만 좀 밀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버티고 서 있었다 

그런데 나를 밀어내는 그 힘은 

내 힘보다 더 크고 강해 보였다 

밑을 보라구!

'이러다가 떨어지고 말 꺼야'

벼랑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을 때쯤

목소리가 들렸다 

너의 등은 보았니?

'너의 등 뒤에 달린 날개는 

네게 보이지 않을 거야 

그러니 버티지 말고

날아오르렴

그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더 큰 세상으로 가는 날개를 펴라는 뜻이니까'

일에 있어서도 

사람을 만날 때에도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때는 마치 이번에 안되면 

다음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막막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목숨 말고는 늘 다음이 있었다 

오히려 그게 더 큰 기회가 될 전환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사실도 모른 채 

미련하게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나에게 되묻게 된다 


낭떠러지 대신 

날개를 먼저 보자 

위험이 아니라 기회일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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