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생애 처음으로 반에서 1등을 해보았다
물론 그 뒤로 계속 유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이사를 하게 되었다
새로 들어가게 된 집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집이었다
그 친구 집에서 경찰서장이셨던 아버지의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도 경찰이 되고 싶었다
물론 우리 아버지를 정말 존경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사진에서 보았던 경찰서장의 모습처럼 나도 되고 싶었다
그래서 경찰대를 알아보게 되었고
거기에 가려면 이것저것 준비해야 될 것이 많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로는 많이 부족했고
훨씬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했다
아침 6시부터 저녁 12시까지 정말 미친 듯이 공부를 했고
중학교 시절 반에서 중간 정도밖에 못했던 내가
고3이 되어서야 반에서 1등을 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결론적으로 나는 경찰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목표 하나에 집중해서 열심히 했던 공부
그 기억들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공부에 중요한 키워드를 몇 가지 뽑아본다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나 동기
공부를 잘하는 방법
열심히 하도록 뒷받침해주는 체력
이런 것들이 잘 어울렸을 때 최고의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
고3 시절 나의 모습에 대비해 본다면
우선 경찰이 되고자 하는 의욕이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동기를 가져왔다
그건 부모님도 선생님도 아닌 나 자신 스스로가 만들어낸 동기이기에
아주 강력한 힘을 지녔다
두 번째 나는 공부 방법을 잘 몰랐다 그래서 우리 반에서 제일 공부를 제일 잘하는 친구 옆에 앉았다
그 친구 옆에서 그 친구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보았다
그 친구가 제일 앞자리에 앉았기에 나 역시도 그 옆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강연을 듣다 보면 자리의 힘을 느낀다
제일 뒷자리에 앉았을 때와 제일 앞자리에 앉았을 때
집중력과 이해도가 다르다
그 시절 나는 자리의 힘을 몰랐지만 그렇게 따라 하며 알게 되었다
또한 공부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그 친구가 귀찮아할 만큼 물어보았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집중하게 되었다
공부 잘하는 친구의 방법을 모방하게 된 것이었다
세 번째 경찰대를 가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를 일정 시간 내에 뛰어야 하는 시험이 있었다
그 당시 내 체중은 뚱뚱한 편이었고 그 시험을 통과하려면 달리기 연습을 해야 했다
내가 공부하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야간 자율학습이 있었고 20분가량의 쉬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쉬는 시간 20분 동안 열심히 운동장을 뛰었다
그렇게 1년여를 뛴 결과 경찰대 체력 시험에는 통과할 수 있었고
부수적으로 공부할 때 지치지 않는 체력도 얻게 되었다
사실 요즘에는 공부를 잘 안 하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에야 100% 몰입이 가능한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배가 불러서 그런 것인지 절박하지 않다
절박함만큼 공부에 도움이 되는 요소가 있을까?
배수진을 처서라도 절박함을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해야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다가오는 40대에
이렇게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매서운 어려움을 맞이 할까 걱정이 된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라는데
더 이상 남들 보며 부러워하지 말고
공부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