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잠시
아내와 놀고 있는 사이
바위 위에 앉아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위와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의 여유를 즐겼다
파도를 한참이나 보며
생각에 잠겼다
파도가 흔들린다
하얀 포말을 만들며 이리저리
번잡하게 움직인다
끝 모를 파도는 규칙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이
수면은 조금씩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변화는 당장의 시간이 아니라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알 수 있다
작은 흔들림
그것에 속아
서서히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본질을 놓치지 말자
이렇게 메모장에 적어 놓고는
일어났다
생각해보면
내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
그건 마치 파도의 파편처럼
이리저리 튀어 다닌다
하지만 그 파편 사이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면
마치 앞뒤로 움직이는 파도를 쫓듯
인생이 혼란스러울 게다
파도의 높고 낮음을 기록하여
해수면의 이동 방향을 알듯
내 인생의 사건들을
꾸준한 기록으로 쌓을 때
나는 지금 높아지고 있는지
낮아지고 있는지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