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폐경 걱정을 들으며
매달하던 마술을 하지 않는다고
아내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집에서는 "생리"라는 말 대신
"마술"이란 용어로 돌려서 사용한다
그래서 가끔은 초등학생 아들이
엄마는 무슨 마술사냐며
어이없는 질문을 한다
아들은 엄마의 마술을
생물학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아직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폐경에 대한 고민이 상당 부분 이해가 간다
마술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
출산 후의 후유증과
비슷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아이를 가진 임산부의 입장이었을 때는
먹고 싶은 것도 다 먹을 수 있고
주변에서도 대우를 잘 해주며
좋은 대접을 받다가
아이를 낳는 순간
"언제 살 빼니?"와
같은 날카로운 질문들로
그런 대우가 사라지는 것처럼
마술이 끝나면 그렇게 될 것 같은
걱정이 된다고 했다
마술을 한다고 해서
특별히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하지 않으면
몸의 생리적인 기능도 떨어지고
폐경에 따른 후유증도 온다하니
아내 입장에서는
매달하는 어려움만큼이나
걱정이 되나 보다
꽃 봉오리가 닫히는 것처럼
더 이상 벌이 좋아하지 않는
꽃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아내에게
난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고민스러웠다
매월 힘들게 마술을 하기에
얼른 끝나면 좋겠지 하고
막연히 생각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어머니의 폐경 후유증을 보고도
아내도 역시나 같은 여자인데
생각을 하지 못했다
"폐경 시기가
아이들 사춘기랑 겹쳐서 더 힘들데"
라는 아내의 한 마디에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지
더 고민이 되었다
그건 마치
아이들의 사춘기에 따른 어려움에
본인의 힘듦이 묻혀버리는 것은 아닌지
그런 안타까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지기도
버리기도
어려운
마술
부디 아내에게
도움이 되는 남편이 되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