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Nov 13. 2018

두 번째 스물

나이가 자랑은 아닌데

인생에 마디가 있다면

언제가 마디일까?

20을 한 마디로 친다면

이제 두 마디를 지나고 있다

아마도 다섯 마디를 넘지는 못하겠지


문득 내 첫마디였던

스무 살의 목표가 생각났다

40살 10억 모으기

그 당시 10년 10억 모으기라는 것이 유행했었다

카페에도 가입하고

부지런히 저축도 했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를 하지 못했고

목표는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를 비난할 생각보다는

오히려 왜 돈을 목표로 삼았을까?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만약 내일 죽는다면 내가 40살에

10억을 모으지 못해서 아쉬워하며 죽을까?

그건 아니었다

내 인생을 뜻깊게 보내지 못했음에 후회하겠지

돈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일기장에 적힌 글을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이란 먹지도 쓸 수도 없는 돈이란 것을

그저 더 모으려고 발버둥치다

죽는 것일지 몰라

자기의 인생을 저당 잡혀가며

자신의 소중한 인생을 돈으로 바꿔가며

뿌듯해 하는 그런 삶 말이야

돈은 그저 도구일 뿐인데."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의 마디 어떻게 보내야 할까?

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저는 30년 뒤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려요

70살에는 저도 은퇴를 해야겠죠

그때는 정말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지금은 남들의 그림을 따라 그리고 있지만

그때는 저만의 화풍을 찾아서

내 그림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3년도 아닌 30년이라

정말 아득해 보인다

그런데 살아보니

10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간다

바쁜 하루하루에 묻히면 어느 순간

10년 동안 내가 뭐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 때문이다


부디 30년 후

'그림 그리기를 잘했어!'라고

내게 말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꽃 봉오리가 닫힐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