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계산으로는 알 수 없는 주식의 가치
[이 글은 주식을 권장하는 내용이 아니며, 다른 분들이 주식 가치를 잘못 계산한 내용을 보고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쓴 글입니다.]
[1달러는 계산의 편의를 위해 1,000원으로 계산하였습니다.]
미국의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에 관한 기사였다. 약물 복용 등으로 이미지가 실추되고 소송에 휘말려 2,000만 달러(약 200억 원) 이상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우연히 투자한 우버 지분으로 가족을 구했다고 그는 말했다.
https://sports.v.daum.net/v/20181207121601301?d=y
이게 바로 위의 내용이 나온 기사다.
"2009년 로워 케이스 캐피털이라는 벤처펀드를 통해 10만 달러를 우버에 투자했다. 당시 우버는 시장에서 370만 달러의 가치로 평가됐고, 암스트롱은 로워 케이스 캐피털이 우버에 투자하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우버는 올해 720억 달러로 가치로 평가받는 기업으로 컸고, 내년 주식 공개 때는 1200억 달러의 규모로 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댓글을 보다 보니 10만 달러(1억 원)를 투자해서 3조를 번 것이 아니냐는 글들이 있었다.
사람들의 계산은 이러했다.
10만 달러/370만 달러 = 1/37
주식 공개 때 1,200억 달러이니 1,200억 달러 * 1 /37 하면 32억 달러
즉 3조 2천억 원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글들이었다.
기사에 빠진 내용이 많아서 사람들은 오해하고 있었다.
http://eun5e.com/2018/01/how-equity-dilutions-work/
지분 희석에 관해서 잘 써놓으신 글이다. 조금 숫자적으로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제일 중요한 증자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았다. 우버가 설립된 후 지금까지 우버에 투자된 돈만 20조 원이 넘는다. 댓글 내용의 논리가 맞으려면 최소한 2009년 투자 이후 한 번도 투자가 되면 안 된다.
쉽게 예를 들어 보자.
내가 50만 원짜리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는 회사의 100% 주주다.
친구가 50만 원을 투자할 테니 주식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50만 원을 받고 주식 1주를 발행해 주었다.
나의 지분율은 원래 100%(1주 중의 1주)에서 50%(2주 중의 1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친구가 투자해 준 자금으로 사업을 키울 수 있었고
회사의 전체 가치는 처음 시작했던 1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올라갔다.
그러면 내가 가진 지분의 가치는 100만 원 * 100% =100만 원에서 400만 원 * 50% = 200만 원으로 2배가 오른 것이다. 그러니 주식수가 늘어나고 지분율이 떨어지더라도 내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이런 것을 지분의 희석이라고 한다.
물론 전처럼 내 마음대로 회사 운영을 할 수 없으니 사업 운영의 자유 즉 경영권에는 영향이 온다. 하지만 늘어난 자금으로 회사 가치를 올리면 지분율은 떨어질지 몰라도 보유 지분의 가치는 올라간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위 인용 글에서 2010년 380만 달러에 유치한 160만 달러의 가치가 현재 기준으로는 대략 12.45% 임을 나타내고 있다. 암스트롱이 투자한 금액도 기사의 내용을 봐서는 이 금액 중의 하나로 보인다. 그렇다면 160만 달러가 12.45%이므로 10만 달러는 12.45% / 16을 계산하면 0.78%라는 자료가 계산된다.
지분 희석에 관한 자료가 맞다는 가정하에 암스트롱이 보유한 지분은 현재 0.78%라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앞서 주식 공개로 기업가치가 1,200억 달러라고 했으므로 1,200억 달러 * 0.78% = 9.36억 달러가 계산된다.
한화로 환산하면 9,360억 원 정도로 보인다. 즉 1억 원이 1만 배 정도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암스트롱이 보유한 우버 주식은 위에 언급한 것보다 더 희석되었을 가능성이 커서 즉 전체 회사 주식이 더 발행되었을 가능성이 크기에 실제 지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암스토롱은 인터뷰 말미에서 본인 재산은 1,000만 달러(100억 원)에서 5,000만 달러(500억 원) 사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매우 많다. 그중에 하나다"라고 하였다. 암스트롱이 실제 그 금액을 밝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소송 비용 200억 원 보다는 더 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경제기사는 숨어 있는 행간을 읽지 못하면 잘못된 계산 오류를 범할 수 있음도 또한 느끼다.
(다른 기사가 나와서 나중에 첨부한 글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181209165138770?f=m
다른 기사를 다시 보았다. 나만큼이나 궁금했던 사람이 있었는지 현재 암스트롱의 재산가치는 약 300억 원 수준인데 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면 200억 원 정도 된다고 한다. 내가 예상했던 수준보다 주식이 30배 정도 더 희석이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9천억 원이 아닌 1/30이 수준인 300억 원이 현재 평가액으로 보인다.
단순히 기사만 보았다면 300억을 3조를 벌었다며 오해를 하고 있었겠지? 비판적 읽기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