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 보고서 만들어줘

나중에는 보고서를 내가 만들지 않아도 될까?

가끔 그런 꿈을 꾸어본다.

"알렉사! Microsoft 투자 보고서 만들어줘"

"네 여기 있습니다. 말씀하신 자료와 함께 분석 내용도 함께 들어 있어요."

그렇게 했으면 좋으련만 과연 그건 가능한 일일까?

무엇을, 어떻게, 왜에 대한 고민을 인공지능이 대신해 줄 수 있을까?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지난 과거의 데이터를 찾아내서 정리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다. 그런데 미래에 대한 통찰은? 물론 그것도 다른 이들이 만들어 놓은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통계적 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 말이다.

그러면 주가도 미래도 모두 인공지능이 예측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인간 세상이란 게 그리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는 게 현실 아닌가? 당장 내일의 날씨도 어떤 변수로 바뀔지 모르는 이런 복잡계의 세상을 인공지능이 모두 예측해 낼 수 있을까? 물론 지난 데이터를 토대로 경향성을 추출해 내는 것은 인간보다 훨씬 월등할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결론은 인공지능이 답해주지 못한다.

더군다나 기계가 내 마음을 읽어서 내게 필요한 자료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정확히 내가 말한 부분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준다. 내 마음을 건너 짚어서 보고해 주는 일 따윈 없다. 물론 나중에 인공지능이 나의 표정과 제스처를 보고 마음을 읽는 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내가 입력하고 지시한 대로 결과 값이 나오는 것이다.

기계에게 통찰은 쉽지 않다.

1+1=1이라면 인공지능은 분명 틀렸다고 할 것이다. 연필 한 자루와 또 다른 한 자루를 합하면 분명 두 자루이다. 하지만 밀가루 반죽이라면 반죽 두 덩이를 합치면 새로운 한 덩이가 나온다. 물론 부피는 두 배가 되겠지만 낱개는 한 개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이런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어느 정도 가능성은 보인다.

요즘 핫한 Chat GPT를 사용해 보았다. 영어로 검색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온다. 내 딸을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구글 번역기에 돌리면 약간 이상하지만 그래도 읽기 쉬운 한국어로 나온다.

아름다움은 주관적이며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외모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되며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성격, 개성, 내면의 아름다움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딸의 건강과 위생을 증진하기 위한 일반적인 팁을 찾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과일, 채소 및 통곡물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것과 같은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합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운동을 장려하십시오.

좋은 수면 루틴을 장려하십시오

정기적인 손 씻기 및 목욕과 같은 좋은 위생 습관을 가르칩니다.

딸이 자신의 피부에 자신감 있고 편안하도록 격려하십시오.

그녀의 장점과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그녀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구축하도록 도와주세요.

특히 어린이의 경우 미용 제품과 트리트먼트를 적당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약간 무서운 느낌도 든다. 현재의 능력이 이 정도라면 과연 10년, 20년 뒤의 인공지능은 어떻게 변할까? 

어쩌면 나의 일이 단순반복적이고 경우의 수가 제한되어 있다면 곧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확률이 높고 변수가 많으며 다른 이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그런 일은 인간의 일로 남아 있을 확률이 크다. 

인공지능이 점점 발전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계가 범접할 수 없는 창의적인 일들을 마련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