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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02. 2019

#61 쌍둥이 메일함

100d 100d project

예전에 대만 타이중에 갔었다. 

거리를 지나다 특이한 우편함을 보았다. 

메일함 두 개가 붙어 있었다.


하나는 타이중 시내와 기타 지역으로 가는 녹색 우편함과 

다른 나라로 보내거나 긴급한 우편을 처리하는 빨간 우편함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그런데 내게는 두 메일함의 모습이 마치 잠이 덜 깬 두 사람의 얼굴 모습 같아 보였다. 

색연필로 색을 입히고 나니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녹색의 우편함은 잠이 덜 깬듯한 졸린 눈으로 보이고 

빨간 우편함은 술에서 헤어나지 못한 흐리멍덩한 눈으로 보였다. 


요즘 잠이 안 깨고 술이 안 깨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그림을 그리다 말고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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