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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l 17. 2019

늘 남의 떡은 커 보인다.

직업에 대한 꿈과 현실의 차이

나는 어릴 적 경찰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살던 집 옆집에 친한 친구가 살고 있었다. 그 친구의 아버지는 경찰서장이었는데, 어느 날 제복을 입고 계신 그 친구 아버지를 보게 되었다. 물론 나의 아버지도 제복을 입으셨지만 어린 마음에 경찰이 더 멋있어 보였다. '나도 나중에 경찰이 되어야지'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막연히 경찰이란 직업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을 때 우리 학교로 경찰대에 진학한 고등학교 선배들이 찾아왔다. 학교 소개를 하러 왔었다. 경찰대에 간 고등학교 선배의 얘기를 들으니 더더욱 경찰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때부터 정신없이 공부했던 거 같다.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하나에만 매달리게 되었다.


그 덕분에 중위권에 머물던 성적은 점점 오르기 시작해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상위권까지 가게 되었다.


경찰대 시험은 1,2,3차가 있는데
1차는 국영수 2차는 체력검정 3차는 수능이었다.


1차 국영수 시험은 고등학교 3학년 5월에 치렀다.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다.


문제는 2차였다. 평소 운동을 많이 안 해서 달리기 기준을 통과할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난 저녁 자율학습 휴식시간 20분마다 매번 운동장을 달렸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미래의 합격한 내 모습을 생각하며 계속 달렸다.
덕분에 2차 시험장에서 달리기 검정은 통과를 했다.

그렇게 어렵게 2차를 통과했다


마지막 3차 수능


그해 수능은 다른 때보다 많이 쉬웠다.

그래서 만점자가 수십 명이 나왔다고 했었다.
하지만 남들 40점 오를 때 20점 정도밖에 오르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다.
결국 3차 수능에서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너무 슬펐다.

한 2년간 그것만을 위해서 달려왔는데 마지막에서 이렇게 무너지다니.


한동안 아무런 생각도 의욕도 없었다.

재수를 할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너의 적성에 맞지 않는 경찰보다는 세무가 나을 거라는 얘기에 세무대를 가게 되었고 10년이 넘게 일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참의 시간이 흐른 후 2013년 여름 뜻하지 않게 왼쪽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2인실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나보다 나이가 어린 경찰과 함께 입원하게 되었다. 그동안 경찰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서 속시원히 해결할 수 있었다.

막상 실제 경찰의 업무 얘기를 들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살인사건이나 변사체가 발견되면 전혀 음영 처리되지 않은 시체를 봐야 하고
일정 직급에 올라가면 계급정년이라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범죄자와 다투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등
그냥 막연히 좋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랐다


숫자를 좋아하는 나의 특성과 타인을 도와주려는 성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3차에서 떨어졌던 것이 더 맞는 것이었던 거 같다.



어느 직장이든 애로가 있고 어려움이 있다.
자기가 찾는 직업에 대한 장점, 단점 그리고 직접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얘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밖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그저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기에 실제 그 직업을 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현실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어 보인다.
물론 그보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이 일치하는 직업을 찾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그래야 행복한 삶을 찾을 테니 말이다.

다른 이의 직업을 부러워하지 말고 그 직업이 가진 장점뿐만 아니라 애환도 함께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함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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