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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l 16. 2019

개성은 오류가 아니다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나의 자작 동화-모난 돌

동그란 돌 나라에 모난 돌이 있었습니다.

다른 돌들은 모두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이리저리 잘 움직였죠.

하지만 모난 돌은 쉽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한 바퀴 구르면 갈 거리를

네 번이나 힘겹게 밀어야 했죠.

“너는 왜 이렇게 느리니?”

“너는 좀 모양을 바꿔야겠다.”

“너는 생긴 게 이상해 우리랑 달라.”

둥근 돌은 모난 돌을 손가락질했습니다.


모난 돌의 자존심은 한 없이 낮아졌어요.

’ 나는 이 세상에 필요 없는 돌인가 봐’

모난 돌은 땅 위에서 사라지려고

물가로 갔어요.

‘그래. 세상이 날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물속으로 사라져 버리자.’


물속으로 가려는 순간

저 멀리서 굴러오는 둥근돌이 보였습니다.

’저렇게 오다가는 물에 빠질 텐데’

모난 돌은 얼른 자리를 움직여

둥근돌이 오는 길목에서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둥근 돌은 모난 돌과 부딪혀

물에 빠지지 않았죠.

“고마워. 모난 돌아.

네가 아니었으면 난 빠졌을 거야”

둥근 돌은 고마워하며 다시 갈길을 갔습니다.


우리 아들은 또래에 비해 참 순수하다.

때로는 남들에게 이용당하고 따돌림을 당할 만큼

순수해서 속이 터지기도 한다.

자기 욕심을 챙길 줄 모르고

그렇다고 공부를 특출 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아들을 보며 넌 왜 다른 아이처럼 둥그렇지 못하니라고 자꾸만 묻게 된다.

하지만 우리 아이의 본래 모습은 네모난 돌인데 부모가 자꾸만 그에게는 어찌 보면 불가능한 둥그런 모습을 바라는 일인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이 정한 표준과 방식이 모두 참은 아닐진대 나는 아이에게 그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되묻게 된다.


아이에게 말을 하기 전에 꼭 떠올려야겠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옛날 사고방식이 아니라 ‘개성은 오류가 아니다’라는 지금의 방식으로 아이를 훈육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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