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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목 Dec 02. 2021

NCT127의 파이팅 넘치는 선언

NCT127의 타이틀곡 가사를 중심으로

*이 글은 2020년 3월에 작성되었습니다.




 NCT127은 2016년 7월 소방차(Fire Truck)로 데뷔했다. NCT 체제 안에서 선보인 첫 정식 그룹이다. 127은 서울의 경도를 뜻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전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NCT127의 음악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세련된(돈냄새 나는) 비트와 사랑 타령을 하지 않는 타이틀 가사일 것이다. (2018년 발매곡인 TOUCH가 유일한 사랑 노래다) 그럼 NCT127은 사랑 대신 무얼 말하고 있을까?


 데뷔곡 소방차(Fire Truck)에선 ‘짜릿한 이 음악을 통해 달아오른 분위기를 불태우겠다’고 노래한다. 데뷔곡부터 멤버 재현, 태용, 마크가 직접 랩 메이킹을 했다. 재현은 보컬 멤버지만 랩 작사에 참여했고, 짧지만 꽤 괜찮은 수준의 랩을 보여줬다.


 힙합 기반의 그룹답게 강한 힙합 비트가 돋보이는 곡으로 데뷔했다. SM의 칼군무 계보를 이어 퍼포먼스 또한 탁월했지만, 대형 기획사의 신인 치곤 대중적으로 큰 반응을 얻진 못했다. 그러나 2016년 연말에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와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등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7년 1월에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무한적아(無限的我; Limitless)는 본격적으로 NCT의 체제를 설명하고 있는 곡이다. 켄지가 직접 작사했고, 작곡에도 참여했다. 그룹 내적으로는 멤버 도영과 쟈니를 영입해 9인조로 재정비했다.


 NCT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무한확장’과 ‘꿈’이다. 이 포스팅에서는 NCT127만 다루고 있지만, NCT의 멤버는 현재 공식적으로(네이버 기준) 18명이며, 중국팀인 WayV와 합치면 21명이고(한한령 때문에 NCT라는 이름은 못 쓰고 있지만 사실상 NCT에 속한다), NCT U와 NCT dream 등의 유닛이 속해있다. NCT의 최종 멤버 수는 아무도 모르며, 멤버들은 서로 꿈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세계관을 담은 첫 번째 곡이 바로 무한적아다. 가사 첫 소절부터 ‘꿈’이 등장하며, 세계로 뻗어나갈 ‘나들’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어젯밤 내 세계를 뒤 흔들었던 꿈이


악몽인지 혹은 나 아직 꿈 속인지


날 이끈 빛을 따라간 꿈 속 미로


그 곳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통로


(중략)


이제 시작이야 무한의 나


동의 처음과 서의 끝 쪽부터


빛은 암흑 속 퍼질 수록 강해져 가


눈을 떠 봐 오


점점 커져가 나의 노래가


봤니 뜨겁고 터질듯한 세계


들리니 우리는 하나가 돼


Baby I don’t want nobody but you


위는 무한적아의 도입부와 후렴구 가사이다. 앞서 말했듯이 ‘꿈’과 ‘무한’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유로운 우리를 봐 자유로워’ 같은 말이 안 되는 가사로 소소한 패러디를 낳았다. 예를 들어 ‘밥을 먹는 우리를 봐 밥을 먹어’ 같은…)


그러나, NCT의 세계관은 데뷔 5년차인 아직까지도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이수만 선생님도 잘 모를 듯) 데뷔 당시에는 NCT127을 로테이션 팀이 아닌 고정 팀으로 못박았지만, 바로 다음 앨범에서 새 멤버를 영입해 팬덤의 혼란을 야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엔 청소년 유닛팀인 NCT DREAM의 멤버 6명 중 4명이 21세가 되면서 그룹 존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이어졌고, 2020년이 4개월이나 지난 시점인 며칠 전에 뜬 공지에 적힌 발언 때문에 NCT 팬들은 물론 담당자마저도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상황이 벌어졌다.


2017년 7월에 발매한 3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Cherry Bomb 역시 NCT127의 포부를 담고 있다. “I’m the biggest hit I’m the biggest hit on this stage”,“시간이 됐지 반드시 I'mma do ma thang 대기실 앞은 바글거려 다들 눈 못 떼 모두 따라와 yo hands up in the air We back get away 이제 막 터질거야 everywhere” 등의 가사를 통해 “이 무대에선 내가 최고다”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곡 역시 강렬한 힙합 비트가 눈에 띄는 곡이며, 태용, 마크와 더불어 래퍼 딥플로우가 작사에 참여해서 (살짝) 화제가 되었다. 또한 뒤로 눕는 등의 강렬한 안무가 인상적이며, 많은 커버 영상을 낳았다. 가장 유명한 영상은 ‘이달의 소녀’의 커버 영상으로, 이 영상을 보고 ‘이달의 소녀’의 가능성을 발견한 이수만 프로듀서가 직접 10억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스타 인플루언서에게 소정의 원고료를 주며 홍보를 부탁하는 등 SM이 기획했다고는 다소 납득 하기 힘든 수준의(듣보 소속사보다 못한) 바이럴 마케팅을 선보여서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되었다. 소속사가 나서서 소속 가수를 조롱거리 만들었다는 등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2018년에는 NCT 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첫 앨범이 나왔다. NCT 2018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18명의 멤버를 모두 모아 발매했지만, 활동을 먼저 하고 음원을 나중에 발매하는 등의 끝없는 삽질로 인해서 객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타이틀 세 곡(NCT2018, NCT DREAM, NCT127) 중 NCT127의 타이틀은 TOUCH였다. 지금까지의 힙합 노선과는 상반되는 발랄하고 청량한 곡이다. 대중성보단 퍼포먼스에 치중했던 기존 활동곡과는 다르게 가볍게 들을 수 있는, 봄에 어울리는 노래이다.


상반기를 지나, 10월에는 NCT127의 첫 정규앨범이 발매되었다. 타이틀곡은 ‘Regular’로, 부자가 된 NCT127의 FLEX를 하는 상상을 담고 있는 곡이다. 이 앨범부터 NCT U의 BOSS로 활약했던 정우가 정식 멤버로 영입되었다. 또한 데뷔 후 처음 뮤직뱅크 1위를 차지했으며, 이 기세를 이어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해 Simon Says로 후속 활동을 이어갔다. Simon Says 역시 “주문을 외워 I’m GOD 너희를 홀려 like wow NCT we all so sexy NCT noise you can’t break me 누가 날 욕해 who Bless me achoo Simon says be cool Don’t Be such a fool” 등의 가사를 통해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다 홀려버리겠다는 포부와 자신감을 담고 있는 노래다.


2019년에는 해외 투어를 시작하게 되면서, 4번째 미니 앨범을 발표했으나 미국에서 선공개를 하고, 국내 음악방송은 2주 정도만 하는 등 국내 팬들에겐 다소 아쉬운 활동이었다. 타이틀곡 Super Human에 대해 멤버 재현은 "개인의 잠재력을 깨닫고, 긍정의 힘으로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누구든 '슈퍼휴먼'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며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보시면서 많은 분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가수는 노래를 따라간다고 했던가, NCT127은 지미 키엘쇼 등 미국 유명 토크쇼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글로벌 입지를 다졌다.


2020년 두 번째 정규앨범 영웅(英雄;Kick It)으로 약 1년만에 컴백한 NCT127은, 많은 음원 사이트의 순위권 진입에 성공하였고, 초동 27만 장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음은 물론 2020년 남가수 초동 2위에 올랐다.


영웅은 NCT127의 타이틀곡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다. 뮤직비디오에서 쌍절곤 등을 활용한 무술을 선보이고, 가사 곳곳엔 ‘브루스 리’, 즉 이소룡이 언급된다. H.O.T. 이후 최초 이소룡 컨셉 아이돌. 안무 중간에 이소룡의 트레이드 마크인 코 훑는 동작도 있다. 이러한 컨셉과 함께 가사 또한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영웅으로 거듭나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담고 있다.



어두운 어제가 오늘을 삼켜 버리기 전에


내 목소린 더 커져야 해 소리치면 돼 내겐 No more trauma


Baby we go wild, one two seven squad


난 앞으로 찔러 Pow 좌우로 내질러 Pow


난 앞으로 찔러 좌우


New thangs, new thangs, new thangs


우리가 어딜 가든 축제


들어 축배 Like my birthday


모두 감아 차올리지 높이


Where ma roof at 지붕이 우주에


난 앞으로 찔러 좌우 Bruce Lee


날아다녀 하루 종일 Bruce Lee


역대 앨범 중 가장 프로모션에 공을 들였으며, 활발한 자체 컨텐츠는 물론 앨범 전곡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화제가 되었다. 또한 5월에 리패키지 앨범 발매를 예정하고 있다고 발표하여 팬들의 기대감을 돋우고 있다.


즉, NCT127의 키워드는 자신감과 성공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 대신 강한 열망과 포부를 노래하는 그들은 이제 5년차에 접어든 그룹이지만, 계속해서 도약하고 있다. 아니, 이제 시작이다. 그들의 경쾌한 시작에 발걸음을 더해본다.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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