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첫 입학과 적응, 봄처럼 분주했던 엄마의 성장기
새로운 봄의 시작과 함께, 두 아이 모두 새 기관에 입학했다.
다섯 살이 된 첫째는 유치원에,
두 살이 되는 둘째는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입학 전 2월부터, 뒤늦게 준비를 시작했다.
그래 봄을 맞이하려면 준비가 필요하지.
자잘한 네임스티커부터 큼직한 낮잠이불까지...
'저출산이라는데 다들 뭘 이리도 많이 만들어 파는지...'
첫째의 고집스러운 취향과 엄마의 소박한 기준 사이에서 고민하는 밤이 깊어졌다.
준비물 몇 개 챙기자고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써야하는 걸까.
집에서 무던하게 쓰던 헌 것들을 보내기엔
괜스레 마음이 걸리고, 결국 마음에도 없던 지출을 하게 된다.
어쩌면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 때문일거다...
3월이 되고 아이들의 적응기가 시작된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듯 첫날부터 버스에 잘 타준 첫째,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키즈카페인줄 알고 그저 신난 둘째, 그래 너도 시작이 좋아.
그렇지만 꽃샘 추위가 우리를 힘들게 하듯,
둘째의 첫 기관 적응은 순탄치 않았다.
엄마가 보이지 않는 순간부터 아이는 며칠 동안 목놓아울어댔다.
괜찮은척 해봐도 마음 한구석이 저려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첫째 때 그랬듯 이 또한 지나가리라.
꽃샘 추위는 오래가지 않으니까.
목련의 꽃몽우리가 부풀기 시작해
활짝 피어난 꽃잎이 저물어갈 때까지 약 한 달,
아이들의 작은 가슴에 담임선생님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피어올랐나보다.
어느덧 아이들은 웃으며 등원을 한다.
새 환경에 적응해가는 너희를 보며
엄마도 한 뼘 더 자라난 기분이란다. 고마워 얘들아.
그렇지만 봄은 엄마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계속 피어나는 꽃들처럼, 새로운 미션이 생겨난다.
4월 초 학부모 상담 주간. 기관에서 받아온 질문지에 뭐라도 끄적여보낸다.
상담을 앞두곤 궁금했던 것들을 머리속에서 꺼내 본다.
잘 적응하고 있는지, 힘들어하고 있는 건 없는지...
그래도 엄마로서 가장 궁금한건 내가 아는 아이가 밖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거다.
아이의 수업태도, 교우관계, 생활습관 등 여러 부분으로 나눠서 질문할 것들을 추려본다.
상담은 생각보다 순식간에 지나갔고,
나는 몇 년간의 부모상담을 거치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말수가 적은 선생님은 없다.
아이를 대하는 선생님의 첫 번째 덕목은 '다정함'이라는 것도.
아이들을 예쁘게 봐주시는 선생님들 항상 고맙습니다.
4월이 휘리릭 지나가나 했더니
마지막 미션이 남아 있었다... 바로 봄. 소. 풍.
작년에 도시락을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났던 기억이 떠올라 온몸이 긴장한다.
다행히 올해는 간식 도시락만 준비하면 된단다.
첫째에게 '어떤 간식을 싸줄까' 물어보니 '수박'을 싸달란다.
수박값 아직 안내렸단말이다...
결국 이걸 들어주고 있는 내가 화근이다.
씨 빼낸다고 고생할까봐 씨까지 다 발라서 층층이 착착착!
간식까지 바리바리 챙겨서 소풍가방을 들려보냈다.
이렇게 또 미션을 완수한 나 칭찬해.
완연한 봄이 찾아오기까지 땅 밑은 얼마나 분주했을까.
우리집 새싹들이 단단히 뿌리를 내릴 때까지
나는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을까.
자라나는 새싹과 피어나는 꽃들을 지켜내기 위해
참으로 바빴던 엄마의 봄이었다.
봄아, 찾아와줘서 고마워.